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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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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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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8일 02시 32분 등록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가을햇살 속에, 전철을 탔습니다. 커다란 유리창이 그대로 하나의 액자가 됩니다. 전철역사를 가로지르는 전선과 가드레일의 선으로 이루어진 ‘컴퍼지션’에 색깔을 칠하고 싶습니다. 삐죽한 산등성이 아래 아파트숲과 고만고만한 연립주택도 정답기만 합니다. 거기 방 한 칸 한 칸마다 들었을 기쁨과 슬픔에게, 망설임과 두려움에게 말걸고 싶어집니다.

오래된 노래 ‘가을편지’가 떠오릅니다.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가을은 그 이름만으로 그리움입니다. 사회생활하느라 뒤집어쓰고 있던 역할가면을 슬쩍 벗어버리고, 가장 진솔한 속내를 드러내도 괜찮은 계절입니다. 가을에는 분별력과 상식에 밀려나있던 감성을 불러내어 맘껏 보듬어주고 싶습니다. 내 안의 어린아이가 원하는 것을 모두 안겨주고 싶습니다. 그럼으로써 침잠의 계절 겨울과, 부활의 계절 봄을 살아낼 기운을 보충하고 싶습니다. ‘쓰다만 편지인들 다시 못쓰랴,’ 모르는 사람의 어깨에 손 얹지 못하랴. 작정하고 계절에 빠져드는 마음이 사정없이 열리며 흔들립니다. 그러지말라고, 그러라고, 그러지말라고, 그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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