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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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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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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9일 08시 48분 등록
너무나 생생한 꿈을 꾸었습니다. 때는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났습니다. 당시 지방 수령이었던 저는 군졸을 이끌고 남하하여 왜구와 맞서게 됩니다. 그러나 왜구는 교묘히 우회하여 제가 다스리고 있던 마을을 쳐들어가 쑥대밭을 만들고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납치해갑니다. 저는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얼마 남지 않은 군사들과 왜구를 습격하기로 하고 고향으로 떠납니다. 야심한 밤을 틈타 장독대 근처에서 매복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발견합니다. ‘시련을 극복하는 비법’. 두꺼운 책을 펼치자 단 하나의 문장만 크게 써있습니다. 그것도 생뚱맞게 영어로. ‘Change your attitude’(당신의 태도를 바꿔라). 아침에 일어나 다소 황당한 꿈을 되짚어보면서 시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인생은 석가가 말한 것처럼 고해(苦海)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문제와 시련에 마주 서는 것입니다. 시련은 죽음처럼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입니다. 모든 인간이 시련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피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찾아 오는가라는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이 시련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되돌아보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의미 찾기는 자신에 대한 합리화가 아닙니다. 피할 수 없는 시련이 찾아 올 때 상황을 변화시킬 수는 없어도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삶의 의미를 찾는데 시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불필요한 시련을 견디는 것은 자학입니다.

우리의 삶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였던 시련과 고통이 어느 순간 삶을 더 깊이, 지혜로운 방법으로 살게 만드는 것으로 반전될 수 있습니다. 시련을 자기 실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시련을 통해 우리를 진정 행복하게 만드는 것, 우리가 진실로 갈망하고 있는 것들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돈으로 인해 겪는 시련을 통해, 자신이 필요로 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화목한 가정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핍은 기쁨으로, 몰이해는 이해와 공감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시련이 찾아올 때 많은 사람들은 시련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애쓰고 고통과 시련을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내가 도대체 어떻게 했길래 이런 일들이 찾아 왔는지? 누구 때문에 이러한 시련을 겪어야만 하는지? 인간적인 자기방어일 수 있으나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길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시련이 수반됩니다. 만약 우리가 그 초점을 ‘지금 나의 선택’으로 돌린다면 훨씬 더 우리는 그 시련을 여유 있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왜 내가 지금 아프지?’ 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 아픔을 덜 수 있을까?’로,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됐어’ 보다는 ‘내가 지금 어떻게 하면 상황이 좋아질까?’로 생각을 전환시키면 훨씬 쉽게, 신속하게, 덜 아프게 시련을 물리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시련이 찾아올 때 생각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는 ‘이 시련의 끝은 어디일까?’ 라는 두려움입니다. 이런 마음은 시련을 실제보다 더 큰 것으로 여기게 만듭니다. 그래서 시련과 맞서는 가장 큰 무기 중의 하나는 ‘인내’입니다.

‘죽음의 수용소’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이런 태도로 살아간다면 지금 마주 대하는 현실에 대해 더 책임을 갖고 살아가지 않을까요? 시련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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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9 09:48:46 *.248.16.2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에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한 주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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