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 양갱
  • 조회 수 4018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2년 12월 10일 14시 17분 등록

S_이카로스1.jpg

<태어나서 6년 4개월>

 

 

그리스로마 신화 이야기를 하나 더 하려 합니다.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의 이야기입니다. '이카로스의 날개'라고 하면 아시겠지요?

보통은 책임과 절제, 중용에 대한 메시지를 뽑아 냅니다만,

부모의 눈으로 보니 이 신화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이달로스는 크레타 섬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미노스 왕이 다이달로스와 아들 이카루스를 미궁에 가두었다고도 합니다.

어찌되었건 다이달로스는 자유를 찾아 고향인 시칠리아에 돌아가자 합니다.

어느날 다이달로스는 바다를 향해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하늘은 열려 있다. 그래 하늘을 날아 이곳을 빠져나가자.

모든 것이 미노스 것이라고 하더라도 하늘만은 미노스의 것이 아니다."

그리스 최고의 장인이자 발명가였던 그는 새의 깃을 모아 밀랍으로 붙여 날개를 만듭니다.

옆에서 아들 이카로스는 아버지를 돕기도 하고, 심심하면 장난치며 작업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영락없이 어린 아이의 모습입니다.

 

 날개를 다 만든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이카로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내 아들아. 내 단단히 일러두거니와 하늘과 땅의 한 중간을 겨냥하여 반드시 그 사이로만 날아야 한다.

너무 올라가면 태양의 열기에 깃 이 타버릴 것이요. 너무 낮게 날면 바닷물에 젖어 깃이 무거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별자리는 신경쓰지 말아라. 나를 잘 보고 내가 하는 대로만 하여라 "

그리고 입맞춤을 합니다. 마지막인지도 모르고.

 

 다이달로스가 이카로스를 참견했지만 빈 하늘을 날고 싶다는 욕심에 아들은 아버지를 잊고 하늘로 솟아 오릅니다.

태양의 열기에 밀랍이 녹아 깃털은 흩어졌습니다. 이카로스는 아버지를 부르며 바다로 떨어집니다.

아버지는 이카로스를 목놓아 부르지요.

 

아버지보다 높이 날고 싶었던 것일까요? 아버지를 넘고 싶은 아들의 욕망이 보입니다.

오이디푸스의 이야기에서는 아버지를 넘어서는 운명을 받아들여야 아들 자신의 인생이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아버지를 넘어서면 추락하고 맙니다. 무슨 차이일까요?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은 아버지를 받아들였을 때 가능합니다.

바다를 건널 때 아들은 아버지가 주는 힘과 지혜를 받아야 합니다.

아버지와의 연결이 끊어지면 죽습니다.

  

바다는 무의식의 세계입니다.

현실의 세계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소원할 뿐아니라 상종도 안하는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떠났을 수도 있고, 아버지가 아들을 버렸을 수도, 먼저 떠났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강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마치 탲줄이 이어진 것처럼. 신화는 그것을 말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줍니다. 아들은 받습니다.

그 힘으로 바다를 건너는 것입니다.

거부하면 죽습니다.

  

저또한 아버지로부터 날개를 받았습니다.

이제 그것은 아이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부디 우리 모두 목적지인 시칠리아에 도착할 수 있기를...

  

S_이카로스2.jpg

 

 

 

 

 

 

 

 

IP *.161.240.210
프로필 이미지
December 10, 2012 *.169.188.35

아래의 사진이 더 강렬하군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