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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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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0일 08시 35분 등록
오호, 통재라. 컴퓨터에 정리했던 중요한 파일 몇 개를 잃어버렸습니다. 복구가 불가능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올해 틈틈이 기록했던 메모 파일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3-4일은 꾸준히 기록했던 터라 안타까움이 컸습니다. 다행히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아직 제 두뇌에 남아있습니다. 더 사라지기 전에 더듬더듬 적어보려 합니다. 우리 두뇌는 하드디스크가 아니라 휘발성 메모리(Random Access Memory)이기 때문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걱정은 늘고 기억은 줄어드나 봅니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는 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듭니다. 아무리 흐린 먹물이라도 가장 훌륭한 기억력보다 낫습니다. 그러나 메모를 하는 목적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한 후 잊기 위해 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할 일에 대해 일부러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두뇌 용량의 여유가 생깁니다.

메모를 광적으로 하는 사람을 가끔 보게 됩니다. 귀차니즘이 그리 심하지 않은 제가 볼 때도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가 기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생각해봅니다. 가장 원초적인 이유인데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기록합니다. 고민이 있을 때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기록하기도 합니다. 특히 조용히 혼자 생각에 잠길 때 무작정 써보면 마음이 후련하고 평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메모를 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마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하워드 가드너는 창조적인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습관 중에는 ‘그날의 일과를 되돌아보는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기록을 통해 하루를 반추해봄으로써 우리는 깨달음을 얻고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메모는 평소에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또는 읽고 난 후 메모하지 않으면 책을 읽는 효과가 반감이 됩니다. 특히 글을 쓰면서 적재적소에 예화나 명언을 인용해야 할 경우에는 적잖은 고민이 됩니다. 독자의 가슴을 치는 글귀를 신속하게 찾기가 힘듭니다. 평소에 독서에 대한 메모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메모의 신속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손바닥에 쓰기도 하고 디지털 도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휴대폰 기능 중에 있는 메모 메뉴나 카메라 기능을 사용합니다. 기억에 남기고 싶은 장면이나, 칠판에 가득 적은 회의 내용은 카메라의 도움을 받습니다. 중요한 메모는 휴대폰에 간단히 쳐놓습니다.

연말연시에 특별히 기록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꿈입니다. 그 동안 영화를 보면서, 산에 오르면서, 책을 읽으면서 메모했던 다가올 10년 동안 이룰 꿈의 단상을 멋지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올해가 가기 전에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드라마틱한 꿈을 한번 적어보세요. 잃어버린 꿈이 되살아날지도 모릅니다. 꿈은 무의식이 나에게 보내는 아이디어 메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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