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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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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 수 0
2007년 12월 20일 02시 55분 등록

당신에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푸욱 빠져서 하는 일이 무엇입니까? 그 일을 하며 밤을 새우기도 하고, 그 일이 하고 싶어 아침에 눈이 번쩍 뜨이는 일, 보수를 주지 않아도 기꺼이 몰입하며, 누가 하지 말라고 윽박질러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의 원천... 잠시 넘어지거나 낙담하다가도 다시 그것으로 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

내게는 그것이 책읽기입니다. 읽을 것이 귀하던 어린 시절, 옆집의 동화책을 빌려보기 위해 그 집 아이의 비위를 맞추려 들었던 생각이 나는군요. 그 시절에 읽었던 책들이 내 감수성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소공녀’의 자존심, ‘알프스 소녀’의 낭만, ‘비밀의 화원’의 전원, ‘날아가는 교실’의 상상력, ‘빨간머리 앤’의 로맨스...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했군요.

책 속의 그 많은 자유로운 영혼들을 가까이 함으로써 나는 외롭지 않았고, 진보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에 대해 해답을 주었습니다. 책 속에서 즐거움과 깨달음과 감동이 나왔습니다. 이제 밥만 나오면 됩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그래서 오랜 시간 반복하다 보니 조금은 잘 할 수 있게 된 일을 밥벌이로 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삶 전체가 놀이가 되는거니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과 연결시키기 위한 혼다 켄의 조언은 아주 유용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
좋아하는 일을 쓴다.
좋아하는 일을 남에게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판다.
좋아하는 일을 확장시킨다.
좋아하는 일을 가르친다.
좋아하는 일을 조합한다.
좋아하는 일을 감독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에서 얻는 것이 많았던 권윤구는 스스로 명명한 ‘북코치’라는 직업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권 읽기, 하루에 리뷰 한 편 쓰기를 꾸준히 하여 리뷰가 천 편이 다 되어 갑니다. 꾸준히 하다보니 직업의 기회가 생기더랍니다. 나도 ‘읽기와 쓰기’를 특정한 세대나 활동, 행위와 상징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 눈을 부릅뜹니다. 늘 염두에 두고 있으면, 우연이나 단서를 놓치지 않고, 실마리로 잡아 확장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작아도 의미있고 문화적 파급력이 큰 틈새를 벼락같이 발견하기를 바랍니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파십시오.
열정이 모든 것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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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2.20 07:21:14 *.70.72.121
열심히 하시는 선배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밥 이란 것이 늘 문제이기는 하지만 설마 굶기야 할라고요. 반드시 좋은 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 좋은 친구/일(을)를 두셨다는 생각이에요.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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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7.12.24 12:58:28 *.252.102.134
역시나..명석님, 빨간머리 앤을 좋아하셨군요^^ 동지를 만나게 되어 기쁘네요. 올려주시는 글에서 얻어오는 이야기들을 친구들 모임이 있으면 꼭 써먹네요. 근데, 무단복제는 아니구요 꼭 한명석님을 소개 및 홍보하면서 얘기한답니다^^ 여기 이 글도 송년모임에서 한번 더 써먹을께요. 즐겁고 행복한 연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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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12.25 19:38:40 *.209.54.231
책에서 읽은 것을, 대화에 활용함으로써 자기화, 체화하라~~
이런 방법론도 있는걸보니, 앨리스님이 아주 잘 하고 계신거네요.
한 번 더 말함으로써 내면화할 수 있을테니까요.
앨리스님의 신명나는 추임새에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계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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