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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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강제로 해직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였습니다.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상처였고 진한 아픔이었습니다. 이 구조조정의 회오리 속에서 떠날 수 밖에 없는 대부분의 직장 동료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조직은 결코 기다려 주지 않았습니다. 당장 나가서 무엇을 해야 할 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야 할 지 막막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살아남은 자들은 슬픔과 불안 속에 지냈습니다. 개인으로 치자면 일종의 우울증 증세가 만연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삼삼오오 모여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도 제법 되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딱히 풀 수도 없었고 누가 속 시원히 해결해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아픈 시절에 유난히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
“오 차장님, 커피 한잔 하시죠?”
출근하자마자 박대리가 급하게 무슨 할 얘기가 있는 듯 보챈다.
“그래, 내가 급한 메일 하나 보내야 하니까 1층 자판기 앞에서 기다려”
잠시 후 1층으로 내려갔다. 커피를 뽑아 놓고 기다릴 줄 알았던 박대리는 회사 상황이 하수상해서 그런지 문 밖에서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애꿎은 담배만 축내고 있다.
자판기 앞으로 다가가 밀크커피를 뽑으려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자판기에 붙어있는 종이 한 장이 눈 앞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A4 종이에 이용자들이 볼펜으로 적은 자판기 건의사항이다. 종이에는 ‘날짜, 나온다, 안 나온다’ 3개의 칸이 그어져 있고 날짜 별로 항목이 적혀 있었다. 이를테면 ‘5월 16일에는 컵만 나온다, 5월 17일에는 물이 안 나온다.’라고 써있었다. 아뿔싸~ 그런데, 어떤 날짜에는 컵과 물 대신에 답이 안 나오고 한숨만 나온다고 누가 써놓은 것이다. 씁쓸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갑갑한 현실을 이렇게 자판기 건의사항에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자판기만 보면 그 때의 상황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
2007년을 보내면서 저는 직장생활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부로 깨달았습니다. 직장에 대한 마음가짐을 달리 하기로 했습니다. 직장은 품삯을 위해 억지로 일해야 하는 지겨운 공간이 아니라 내 꿈의 길로 가기 위한 훈련장, 교육장입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월급까지 줍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다소 홀가분해졌습니다.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시시한 직장인 마인드를 버리고 CEO의 마음으로 매사에 임해야 합니다. 행복한 삶을 최우선 목적으로 삼고 자신의 꿈과 재능에 기반한 일을 구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꼭 이루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점검해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열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면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직장에 있건 나오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첫째, 가슴 깊은 곳에서 하고 싶은 꿈을 생생하게 그렸는가? (꿈)
둘째,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는가? (재능)
셋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몰입하고 재미를 느끼고 있는가? (열정)
넷째, 어디에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탁월한 업무 성과를 이룬 적이 있는가? (성과)
다섯째, 구체적으로 자신의 고객에게 깊은 감동을 준 적이 있는가? (고객)
여섯째,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가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 (전문성)
일곱째,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휴먼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가? (휴먼 네트워크)
여덞째,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가? 이 청사진을 현장에서 실험해보았는가? (브랜드)
아홉째, 일과 일을 둘러싼 소중한 것들, 즉 가족, 친구, 취미, 건강 등과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가? (일과 삶의 균형)
열째, 시간을 잘 관리하고 있는가? 일상에서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하루를 좋은 습관으로 편성하고 있는가? (시간)
이 열 가지 질문에 대하여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는 직장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직장인들의 비극입니다. 이 질문에 최소한 절반 이상 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열 가지 질문에 대한 준비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이끌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직장에서 하는 일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제로섬이 아닙니다. 서로 상생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성공하는 자가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직장을 내 인생 반전의 기회로 삼으십시오. 기회란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 즐겁고 뜻 깊은 크리스마스 되시길… Merry Christmas!
IP *.189.235.111
살아남은 자들은 슬픔과 불안 속에 지냈습니다. 개인으로 치자면 일종의 우울증 증세가 만연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고, 삼삼오오 모여서 매일 술을 마시는 사람도 제법 되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딱히 풀 수도 없었고 누가 속 시원히 해결해 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 아픈 시절에 유난히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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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차장님, 커피 한잔 하시죠?”
출근하자마자 박대리가 급하게 무슨 할 얘기가 있는 듯 보챈다.
“그래, 내가 급한 메일 하나 보내야 하니까 1층 자판기 앞에서 기다려”
잠시 후 1층으로 내려갔다. 커피를 뽑아 놓고 기다릴 줄 알았던 박대리는 회사 상황이 하수상해서 그런지 문 밖에서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애꿎은 담배만 축내고 있다.
자판기 앞으로 다가가 밀크커피를 뽑으려고 버튼을 누르는 순간 자판기에 붙어있는 종이 한 장이 눈 앞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A4 종이에 이용자들이 볼펜으로 적은 자판기 건의사항이다. 종이에는 ‘날짜, 나온다, 안 나온다’ 3개의 칸이 그어져 있고 날짜 별로 항목이 적혀 있었다. 이를테면 ‘5월 16일에는 컵만 나온다, 5월 17일에는 물이 안 나온다.’라고 써있었다. 아뿔싸~ 그런데, 어떤 날짜에는 컵과 물 대신에 답이 안 나오고 한숨만 나온다고 누가 써놓은 것이다. 씁쓸한 웃음이 흘러 나왔다. 갑갑한 현실을 이렇게 자판기 건의사항에라도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자판기만 보면 그 때의 상황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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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을 보내면서 저는 직장생활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부로 깨달았습니다. 직장에 대한 마음가짐을 달리 하기로 했습니다. 직장은 품삯을 위해 억지로 일해야 하는 지겨운 공간이 아니라 내 꿈의 길로 가기 위한 훈련장, 교육장입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월급까지 줍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다소 홀가분해졌습니다.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시시한 직장인 마인드를 버리고 CEO의 마음으로 매사에 임해야 합니다. 행복한 삶을 최우선 목적으로 삼고 자신의 꿈과 재능에 기반한 일을 구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합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꼭 이루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점검해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 열 가지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면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직장에 있건 나오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첫째, 가슴 깊은 곳에서 하고 싶은 꿈을 생생하게 그렸는가? (꿈)
둘째,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재능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활용하고 있는가? (재능)
셋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몰입하고 재미를 느끼고 있는가? (열정)
넷째, 어디에라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탁월한 업무 성과를 이룬 적이 있는가? (성과)
다섯째, 구체적으로 자신의 고객에게 깊은 감동을 준 적이 있는가? (고객)
여섯째,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가임을 입증할 수 있는가? (전문성)
일곱째,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휴먼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가? (휴먼 네트워크)
여덞째,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가? 이 청사진을 현장에서 실험해보았는가? (브랜드)
아홉째, 일과 일을 둘러싼 소중한 것들, 즉 가족, 친구, 취미, 건강 등과 균형을 잘 맞추고 있는가? (일과 삶의 균형)
열째, 시간을 잘 관리하고 있는가? 일상에서 변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하루를 좋은 습관으로 편성하고 있는가? (시간)
이 열 가지 질문에 대하여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는 직장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것이 직장인들의 비극입니다. 이 질문에 최소한 절반 이상 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위에서 말한 열 가지 질문에 대한 준비가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이끌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직장에서 하는 일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제로섬이 아닙니다. 서로 상생할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성공하는 자가 인생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직장을 내 인생 반전의 기회로 삼으십시오. 기회란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 즐겁고 뜻 깊은 크리스마스 되시길… Merry Christm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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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제가 첫 직장생활을 매우 보수적인 전형적인 한국대기업에서 시작했더랬습니다. 그때는 6개월이 지나고나서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부장님께서 그러시더군요.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으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이런 것들을 어디가서 배우겠냐고 말씀하셨더랬습니다. 오늘 올리신 글을 읽으니 그때 그 부장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결국 그 분도 구조조정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으나, 늘 준비되셨기 때문에 해외에서 다른 일을 찾으셨지요.
저는 다행이도 제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또 그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다른 것들이 많아서 나이가 더 든다면 그때 그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인생반전을 찾을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물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때때로 힘들고 지치게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생각하면 월급값 정도로 생각하자 합니다^^
저는 다행이도 제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고, 또 그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좋아하는 다른 것들이 많아서 나이가 더 든다면 그때 그 좋아하는 것들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인생반전을 찾을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물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때때로 힘들고 지치게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생각하면 월급값 정도로 생각하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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