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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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처럼 많은 액자를 선물로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평생 그런 적이 없었지요. 제자들이 생일 파티를 해 준다고 해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쑥스러운 일이니 그러지 말라 했지요. 자기들이 좋아 만나 노는 것이니 개의치 말라하여 생일이 이틀 지난 어제 저녁 같이 만나 저녁을 먹고 술을 마셨습니다.
한 제자가 내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커다란 액자 속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한 남자가 민들레 홀씨를 부는 장면이었습니다. 홀씨가 푸른 하늘로 퍼져 갑니다. 그 홀씨들이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자기들이라는군요. 또 한 제자는 두 개의 액자를 내게 주었습니다. 그 속에는 남해의 푸른 바다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적혀있습니다. “ 이제 저 푸른 바다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제자가 또 두 개의 액자를 선물 했습니다. 액자 속에는 지난 번 제자들과 함께 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찍어두었던 내 사진이 들어 있었습니다. 나도 이 사진을 좋아 합니다. 아주 편안하고 즐거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한 제자는 예쁜 패션 노트에 시처럼 고운 긴 편지를 적어 선물했습니다. 나는 그 노트는 되돌려 주었습니다. 올해 열심히 시를 써서 그 노트를 시로 가득 채워 내년에 다시 선물해달라고 써두었습니다.
나는 한 번에 다섯 개의 액자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유쾌하고 기쁜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고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방향이 같아 함께 타고 온 제자 하나가 내리면서 편지 하나를 손에 쥐어 줍니다. ”이걸 읽어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장소가 적당치 못해 못 읽고 말았습니다. “ 그리고 그 제자는 내렸습니다.
어제가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가지고 있는 재능을 찾아 키우고 그 재능을 통해 서로 돕기를 바랐는데, 나는 어제 제자들이 가진 재능을 선물로 받은 참 좋은 저녁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참 좋다. 생일 파티 매년하자.“
우리의 몸과 마음이 모두 누군가에게 감동적인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는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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