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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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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1일 06시 36분 등록

인생이란 당신이 숨쉬어온 그 모든 날들이 아니라,
당신이 숨이 멎을 것 같았던 바로 그 순간들이다.

Life is not the amount of breath you take,
it's the moments that take your breath away

- 영화 <미스터 히치(Mr. Hitch)> 중에서


구본형 선생님과 꿈벗들과 남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목포의 한 항구에 도착하였을 때, 그토록 그리워하던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았습니다. 항구라서 파도가 잔잔했던 탓인 모양입니다. 잠시 후 큰 배 한 척이 지나갔습니다. 고요하던 바다가 위아래로 크게 일렁거립니다. “쏴아- 파!” 하고 파도가 바위에 부?H히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눈을 감습니다. 힘찬 일렁임이 가슴을 무찔러 들어와 영혼을 울립니다. 숨이 턱턱 막히며 눈물이 고입니다. 아주 짧았지만 그 순간, 목포의 바다가 살아있듯 저 또한 살아있었습니다.

사고를 당한 직후라서 그런지, 요즘 부쩍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죽음의 반대말로서가 아닌, 깨어 있음의 의미로서 말입니다.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은 그의 저서 <신화의 힘>에서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 인간이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삶의 의미라고 말하지요. 그러나 나는 우리가 진실로 찾고 있는 것은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살아 있음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은 스스로를 자각하기 위하여 자신을 수많은 편린들로 나누어 사람들에게 흩어놓았습니다. 이 조각들이 우리의 영혼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영혼은 신 그 자체이며, 특별한 체험을 통해서만 존재를 자각하게 됩니다. ‘영혼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신임을 깨닫게 하는 것’ – 저는 이것이 바로 캠벨이 말한 ‘살아있음에 대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적 통영의 바다 품에서 자란 저에게는 파도소리와 짭짤한 갯내음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근육성 이영양증이라는 희귀의 유전병으로 13살에 요절해야 했던 꼬마 천재 시인 매티 스테파넥에게는 그의 심장 소리(Heart Song)와 숨 소리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촉매제인 것 같군요.



아침이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나는 살아있습니다.
나는 숨을 쉽니다.
나는 진짜 살아있는 아이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 매티 스테파넥 <하트송(Heart Song)>


팍팍한 일상 속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그대를 살아있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그대를 숨막히게 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 '진짜 인생'의 순간들을 우리 삶의 부드러운 직선 위에 더하기를.
되도록 자주, 그리고 많이 더하게 되기를.. 바라고 또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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