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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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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1일 05시 46분 등록


"어둠의 순간에 눈이 보기 시작한다." - 시어도어 레트커



일요일 오후였습니다. 어머니와 조금 가슴 아픈 내용의 통화를 나눈 뒤, 책상 앞에 앉아 동화책을 읽으며 마음을 다독입니다. 창가에 따뜻한 햇살이 비쳐 듭니다. 잠시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해가 기울고 있습니다. 열린 문 틈으로 찬 바람이 스밉니다. 언젠가 슬프게 우리 곁을 떠나간 락 가수가 가는 듯 거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오후, 또 하나의 하루가 스쳐 지나갑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 이 공간에 살아 있습니다. 맡은 편 옥상 위에서 새 한 마리가 잠시 몸단장을 하다 푸드득 날아오르고, 저 멀리 도시의 지붕 위에는 오늘만의 황홀한 석양이 내리고 있습니다.

하늘이 점점 주홍빛으로 물들어가는 쓸쓸한 듯, 평화로운 오후, 세상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저도 살며시 눈을 감아봅니다. 몸 안에서 서서히 따뜻한 어둠이 퍼져 나갑니다.

그렇게 새로운 밤이 까만 눈을 뜹니다.





(2008년 1월 31일, 다섯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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