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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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리에게 다가와 속삭인다.
‘이리 뛰어 들어와요. 사는 것은 멋진 일이니까!’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뒤로 한걸음 물러나 그것의 사진을 찍을 뿐이다.”
- 러셀 베이커 (Russell Baker)
책을 읽다가 이 구절과 마주했습니다. 순간 벌거벗은 듯한 느낌에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몇 달째 저는 그렇게 멀리서 삶을 관조(觀照)하고 있었습니다. ‘슬럼프’라는 그럴듯한 핑계를 걸어둔 채로 말입니다. 스스로가 처량해서 입을 틀어막고는 잠시 울었습니다.
그렇게 눈물이 핑 돌 때가 있습니다. 고상한 목적과 사명을 늘어놓으며 자신감이 충만하다가도, 한없이 게으른 일상에 분개하며 스스로를 질책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이 좋아 사람들 속에서 사랑하며 볼을 부비면서도, 문득 저 혼자임을 느끼며 속으로 흐느낄 때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해 낼 것 같다가도, 어쩌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에 두려워하며,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스스로를 돌보기조차 어려움을 깨닫습니다. 언제쯤 이 넘침과 모자람의 중간에서 호연히 서 있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저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길을 걷는 것에 대해, 타인의 시선과 비웃음, 어쩌면 재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랑 받을 만한 존재가 되지 못할 것에 대해, 그리고 그 밖의 다른 많은 것들로부터 말입니다. 그래서 치열한 삶에 참여하지 않은 채 닿지도 않은 먼 곳만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온전히 참여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테레사 수녀의 말대로, ‘어제는 이미 가 버렸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겐 오늘이 있을 뿐입니다.’ 오늘의 삶에 뛰어들어 현재만을 위해서 사는 것, 있는 그대로의 하루를 즐기는 법을 배워야겠습니다. 인생을 잘 살려 하기보다 먼저 하루를 잘 살아야겠습니다.
바라고, 또 기도합니다.
“오늘에 온전히 참여하여 살기를,
어제보다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되기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절연되지 않기를,
순수함이 바닥을 드러내어 그 빛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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