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297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여러분에게 보내는 금요 편지를 쓰다가 새벽에 한 통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갑자기 그 싱싱한 편지의 일부를 여러분에게 꼭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파도처럼 밀려듭니다. 그물에 갓 걸린 생선처럼 비늘 떨리는 펄펄 뛰는 생각 하나 즐겨 보세요.
***********************************************************
저는 지금 어떤 흥분을 가눌 수가 없어 이 글을 시작합니다. 마음은 차분하지만 내 가슴에 들끓는 아우성은 저 대양을 건너 지구 끝에라도 닿을 것 같습니다. 오늘 저는 책이 주는 '구원'에 이르고 싶은 욕망으로 몸이 답니다.
책의 숲을 뒤지며 정직한 한 작가를 파고 그 작가가 천착한 작가의 책을 파다 보면
‘세상이 열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한 죠셉 캠벨의 말에 한 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나도 책에서 짜릿한 순간을 문득문득 만납니다. 지속적으로, 몰입해서 방대한 책의 세계에 빠질 수만 있다면 구원은 여기 이 좁은 방에서도 이룰 수 있겠지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있다가 조금 멀미가 나서 이 책 저 책 책꽂이를 뒤졌습니다. 읽고 싶어도 숙제 때문에 못읽는 책들은 마음에 닿는대로 한 권을 골라 침대에 던져둡니다. 그리고 이렇게 멀미가 날 때 휴식으로 읽는 것입니다.
한 가지 발견, '아, 나는 읽는 것이, 그리고 쓰는 것이 휴식이 된다고 믿는구나.' 이 책 저책 고르다 어느 책에서 니체를 발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니체 책을 한 권도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니체를 알고 싶습니다. 그는 내가 불꽃같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일 것만 같습니다. 내 안에 이렇게 많은 것들이 있고, 아우성을 치는데, 그동안 '진지하게, 오래' 바라봐 준 적이 없으니 말입니다......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세상을 다 탐험할 수 있는 것, 탐험할 세상의 가장 큰 영토는 '나'라는 것, 이렇게 책을 읽는 것이 탐험이라는 것, 내가 앉은 이 방은 그저 방이 아니라는 것, 나를 어느 세상이든 데려가는 신비의 공간이라는 것, 내 방에 나는 '있으되 없다'는 것...
저는 감정이 늘 넘쳐서 탈입니다. 주체가 안될 때는 이렇게 내 마음이 닿을 누군가에게 글을 써야 하니까요. 그게 제 명상의 방법입니다. 이렇게 쓰다보면 어딘가에 닿고 나는 평안해지니까요.
댓글
1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96 | 어려울 때 함께 하고픈 사람 [5] | 신종윤 | 2010.12.21 | 2954 |
1795 | 이제 그러기로 했습니다. [2] | 김용규 | 2013.05.02 | 2954 |
1794 | 다행이다 [2] | 한명석 | 2007.05.03 | 2957 |
1793 | 가슴 아픈 봄에 우리는 | 문요한 | 2014.04.23 | 2957 |
1792 |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1] | 승완 | 2014.06.10 | 2957 |
1791 | 스며들기 [18] | 김용규 | 2010.02.18 | 2959 |
1790 | 놀 궁리 [6] | 콩두 | 2013.10.05 | 2959 |
1789 | 눈 먼 욕망과 눈 뜬 본성 | 김용규 | 2014.03.20 | 2959 |
1788 | 고양이가 되고 싶었던 쥐 | 書元 | 2014.04.12 | 2959 |
1787 | 성공과 행복은 하나일까? [3] | 신종윤 | 2010.03.01 | 2960 |
1786 | 내면의 비범성을 표현하는 방법 [2] | 승완 | 2010.09.14 | 2960 |
1785 | 스승과 제자 [1] | 김용규 | 2011.02.10 | 2961 |
1784 | 경험하면 지나간다 [1] | 문요한 | 2011.01.26 | 2962 |
1783 | 사랑하는 것이 더 낫다 | 한 명석 | 2014.10.08 | 2962 |
1782 | 그 셈법을 익혀야 살 수 있다 [2] | 김용규 | 2011.06.15 | 2964 |
1781 | 공이 떨어진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 [5] | 신종윤 | 2011.01.10 | 2966 |
1780 | 두 사람을 사랑하려고 목포에 왔다 [2] | 연지원 | 2013.12.02 | 2966 |
1779 | 겸손한 그녀에게 배우는 것 [5] | 지희 | 2009.06.10 | 2968 |
1778 | 나만의 속도로 간다 [5] | 신종윤 | 2011.03.22 | 2968 |
1777 | 올해가 그대에게 르네상스가 되기를 [1] | 오병곤 | 2014.01.03 | 29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