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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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거대한 것에 놀라고 경외심을 갖는다. 그래서 큰 것을 숭배한다. 큰 것은 늘 다른 작은 것들에 대한 영향력을 고집한다. 다른 것의 영향력을 받게 될 때 작은 것의 자유는 사라진다. 인간은 큰 것인가? 작은 것인가 ? 우리는 이 이중성에 당황한다.
대량생산을 위한 대량 소비사회의 출현은 거대 조직이 생상성 향상을 위해 거대한 투자를 하게 만들었다. 생산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지만 그 생산성은 자연이 허용하는 한계를 넘어섬으로서 자원의 고갈을 초래하게 되었다. 번영이 평화의 가장 굳건한 토대라는 매력적인 믿음은 끝없는 성장을 가속화하게 했다. 정치가들은 '모두 다 풍요로워질 수 있으며, 그 풍요 속에 나도 당신도 포함되며, 이 풍요가 평화에 이르는 길'임을 강조한다. 그러나 '좀 더 빠르게, 좀 더 강하게, 좀 더 많이'라는 슬로건은 생태계 속에서 인간의 고립을 초래하고, 지구를 피폐하게 만들었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이 잘 사는 것인가? 불교 경제학은 노동의 관점에서 좋은 노동의 조건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인간에게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고 발휘하여 향상시킬 기회를 부여하는 노동
둘째, 다른 사람들과 공동의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을 극복하는 노동
셋째,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노동
불교는 문명의 본질을 욕망의 증식이 아니라 인간성의 회복으로 인식한다. 부에대한 집착이 아니라 부로부터의 해탈이 중요하기 때문에 불교의 경제학은 소박함과 다른 자연에 대한 비폭력을 핵심으로 한다. 인간은 작은 존재다. 그러므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 거대주의는 자기 파괴로 가는 길이다.
독일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 E.F. 슈마허의 책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인간 중심의 경제학을 주장하는 가장 대표적인 저서 중 하나입니다. 그는 매우 불교적입니다. 소유에 대한 집착을 통해서는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다른 자연과의 공생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박함을 바탕으로 하는 자발적 가난을 통해 진정한 자기만족에 이르는 길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세속적인 거대주의와 물질적 번영 속의 행복은 허상이라는 것입니다. 물질적 풍족에 집착함으로써 치러야할 육체적 예속과 정신적 비굴과 마음의 공허가 우리를 피폐하게 만듭니다. 간디의 몸무게는 겨우 40 킬로그램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 작은 몸에 위대한 혼 마하트마가 들어 있었습니다.
자발적 빈곤을 담은 작고 소박한 삶, 자연의 회복 능력 범위 안에 있는 성장, 끊없는 배움을 통한 정신적 지평의 확장, 그리고 다른 사람, 다른 생명들과의 유기적 공존에 대한 기쁨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믿음이 생겨갑니다. 그렇게 살 수 있기를.
알려드립니다.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가 12월 말경에 작은 출판사 '생각정원'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생각정원 출판사는 알라딘과 함께 이 책이 대한 북펀드를 모으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를 참고하여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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