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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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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4일 06시 27분 등록

나에게는 이상한 현상이 따라다닙니다. 책이 한 권 나오고 나면 어김없이 가벼운 불면이 시작되고 입 안이 터집니다. 책이 출간 된 이때 쯤 꼭 탈이 나고 맙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생각이 우연히 들어와 내 속에서 서로 부딪히고 조율되어 점점 커지다가 형체를 가다듬게 되면 돌연 쑥 빠져나가 한 권의 책으로 출산됩니다. 그리고 나면 나는 텅 빈 듯한 느낌이 듭니다. 책은 아직 젖은 몸으로 누군가에 의해 읽혀지기를 기다립니다. 그것이 내게 어떤 스트레스를 주는 모양입니다.

종종 나는 내가 책을 쓴다기 보다는 책이 나를 통해 자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작가에게 책이란 어떤 우주적 행위의 일종인 것 같습니다. 어떤 생각의 꽃씨가 나도 모르게 우연히 나에게 이식되어 뿌리를 내리고 커져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나 자신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라는 느낌이 듭니다. ‘나도 모르는 일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어떤 장소로서의 나'라는 생각은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품고 커가는 것을 지켜보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작가는 끝없이 길게 이어지는 내면을 탐험하는 탐험가입니다. 한 곳에 도착하는 즉시 다시 짐을 꾸려 다른 곳으로 출발합니다. 혹은 하나를 마치면 아직 따끈한 손맛의 흥분이 가시기 전에 다시 바다에 낚시를 드리우는 낚시꾼처럼 또 다른 생각을 낚으려 합니다.


봄이 우리를 선동합니다. 오늘은 대문 앞 커다란 화분에 가득 꽃을 심어둘까 합니다. 가장 화려한 꽃을 골라 보려합니다.

이 고운 봄의 금요일, 애쓴 자신에게 아름다운 꽃을 선물하세요.



“ 나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별이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에게 별이 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

책의 내용을 보고 싶은 분은 책의 표지 그림을 클릭하세요.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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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호
2008.04.04 12:08:02 *.251.96.174
이제는 몇 손가락으로 셀 수 있는 직장인인 저에게도 '세월이 젊음에게'는 다시 새로운 마음을 갖게 합니다. 저는 그렇게 맛있게 읽고 또 읽었습니다. 첫 직장의 입사를 기뻐하던 동생이 조금씩 힘들어합니다. 녀석에게도 이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여기에 담긴 내용이 녀석을 용기내게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 하나하나 버릴게 없어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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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2008.04.04 12:32:50 *.131.5.217
조금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이상한 일을 읽다보니 아이낳을 때 겪는 산통 혹은 아이낳고 겪는 산후통과 비슷한 것 아닌가 싶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대부분 금방 사라지고 까맣게 잊고 살잖아요. 맛난 것 먹고 푹 쉬라는 의미 아닐까요?

이번 책은 왠지 '개나리'이나 '프래지아'같은 느낌이 나네요.
따뜻하고 화사하면서 설레이기도 하는....

아이는 가임연령이란 것이 있지만 책은 그러한 제한이 없어서 낳고 싶을 만큼 낳을 수 있으니까 참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참을수 없는 번식본능이 꿈틀대면 좋으련만 요즘은 책 써내려가는 속도가 영 아니다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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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4.05 01:01:27 *.36.210.80
사부님은 정말로 자궁달린 남자 맞네요. 산고를 잊고 또 임신하는 백치 여자처럼 입이 부르트셨군요. 그래도 또 임신 하신 거구요. ㅋ

아빠가 딸에게 주는 사랑의 언어라서 좋아요.

버스 정류장 앞에 책방을 찾아 갔는데 호프집으로 바뀌었더라고요.

맥주는 마시지도 않았는데 씁슬했어요. 서점보다 돈벌이가 잘 되는 업종으로 바뀐 거겠죠.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변하고 없어지지 말아야 할 것들이 없어지는 것이 마음 짠했어요.

목차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저는 아직 젊은이 겠죠? 필요한 책을 내주셔서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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