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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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한 꽃을 보라.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흔하디 흔한 꽃 한 송이에 불과하지만, 꽃 한송이에서 우주가 피어나는 것을 때때로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마음이 날아가듯 기쁠 때가 있지 않은가?" - 구본형
요즘 저는 꽃에 둘러싸였습니다. 꽃에 관련된 신제품 출시 때문에 주말까지 회사를 나왔는데, 창 밖에는 온통 봄이 가득합니다. 무언가 억울해서 카메라를 들고 잠시 봄날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길 가의 '아무것도 아닌' 꽃들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꽃을 이토록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습니다. 세심하게 살펴보니 그 어느 꽃 하나 닮은 녀석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꽃들은 진실한 영혼을 담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온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힘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사한 꽃들 앞에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봄날입니다. "나는 과연 이 한 송이 꽃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가?", "자신의 영혼을 힘껏 노래하고 있는가?"

"현대 미학 강의"에서 미학자 진중권은 현대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에는 어떤 대상이 작품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기준이 작품 밖에 미리 존재했지만, 오늘날 예술은 자신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정의를 자기 안에 품고 나와야 한다."
이는 비단 예술 작품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닌 듯 합니다. 단 한 번 뿐인 인생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작품이자, 가장 멋진 예술입니다. 활짝 피어나 생을 찬미하는 봄꽃들은 이렇게 노래하는 듯 합니다. "위대한 삶의 '정의'를 품으세요. 원대한 꿈을 꾸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아름다운 인생을 힘껏 피워내세요."

답은 그 어디도 아닌, 바로 당신 안에 있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심장 속에, 반짝이는 영혼 속에, '아무것도 아닌' 바로 당신 속에 그토록 '위대한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생명의 환희로 가득한 봄입니다. 부디 저 봄꽃들처럼 당신의 인생도 활짝 피워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8년 4월 10일, 열다섯 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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