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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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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4월 10일 06시 58분 등록



"화사한 꽃을 보라.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흔하디 흔한 꽃 한 송이에 불과하지만, 꽃 한송이에서 우주가 피어나는 것을 때때로 느낄 때가 있지 않은가? 마음이 날아가듯 기쁠 때가 있지 않은가?" - 구본형


요즘 저는 꽃에 둘러싸였습니다. 꽃에 관련된 신제품 출시 때문에 주말까지 회사를 나왔는데, 창 밖에는 온통 봄이 가득합니다. 무언가 억울해서 카메라를 들고 잠시 봄날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길 가의 '아무것도 아닌' 꽃들을 담아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꽃을 이토록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습니다. 세심하게 살펴보니 그 어느 꽃 하나 닮은 녀석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꽃들은 진실한 영혼을 담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온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힘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사한 꽃들 앞에서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봄날입니다. "나는 과연 이 한 송이 꽃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가?", "자신의 영혼을 힘껏 노래하고 있는가?"



"현대 미학 강의"에서 미학자 진중권은 현대 예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과거에는 어떤 대상이 작품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기준이 작품 밖에 미리 존재했지만, 오늘날 예술은 자신을 예술로 만들어주는 정의를 자기 안에 품고 나와야 한다."

이는 비단 예술 작품에만 해당하는 말은 아닌 듯 합니다. 단 한 번 뿐인 인생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작품이자, 가장 멋진 예술입니다. 활짝 피어나 생을 찬미하는 봄꽃들은 이렇게 노래하는 듯 합니다. "위대한 삶의 '정의'를 품으세요. 원대한 꿈을 꾸세요. 그리고 당신만의 아름다운 인생을 힘껏 피워내세요."



답은 그 어디도 아닌, 바로 당신 안에 있습니다. 당신의 뜨거운 심장 속에, 반짝이는 영혼 속에, '아무것도 아닌' 바로 당신 속에 그토록 '위대한 우주'가 담겨 있습니다. 생명의 환희로 가득한 봄입니다. 부디 저 봄꽃들처럼 당신의 인생도 활짝 피워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8년 4월 10일, 열다섯 번째 편지)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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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4.10 10:40:42 *.128.229.202

"그렇게.... 아무도 꽃을 그렇게 보지는 않아. 시간이 없어. 보려면 시간이 걸려. 친구가 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말이야"

- 조지아, 오키프... 죽어 가면서 한 말이라소 하네.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한다네. 난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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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8.04.10 10:54:48 *.128.30.49
맨 위 꽃사진 ...정말 불꽃같다.
멋지다. 올 봄엔 저런 사진을 남기지 못하고 지나가네..

도윤씨의 이미지들 참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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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8.04.10 13:08:24 *.248.16.2
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꽃들이 정말 너무 예쁘네요^^ 회사 주변에 공장과 사무실 건물들 밖에 없어서 너무 답답한데, 예쁜 꽃 보고 좋은 글 읽고 마음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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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하
2008.04.11 10:48:43 *.247.80.52
꽃 이미지와 글이 생각나서 안가볼 수가 없었지.
어제 너희 회사 뒷편에서 살이 허연 꽃을 보고 찬사를 보내고는 핸드폰으로 그 고혹적인 자태를 담아왔지. 그녀석 살결 정말 곱데.

어제 편지를 받았을 때, 네가 포토샵으로 처리를 해서 목련 꽃잎이 저리도 뽀얀한가 했는데, 직접 보니 정말 이쁘더라구.

덕분에 봄을 한번 더 즐길 수 있었다. 고마워.

너의 꽃도 이 봄에 활짝 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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