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형
- 조회 수 3298
- 댓글 수 2
- 추천 수 0
꽃이 다투어 핍니다. 꽃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예쁘게 피니 ?’
꽃이 대답합니다.
“나는 묻지 않아. 머리로 사는 게 아니니까.
나는 온 몸으로 살아.
지금, 여기, 떨리 듯 서있어.
매우 기분이 좋지. 너도 해봐”
벌 하나가 노란 민들레 꽃 속에 푹 파묻힙니다.
세상에 그렇게 푹신한 소파는 없을 겁니다.
나도 덩달아 두툼한 하얀 구름위에 누운듯합니다.
시(詩) 축제를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자다 깨니 갑자기 그걸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축제 이름을 ‘ 내 삶 속의 이 시 한편’ 이라고 붙여두었습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시를 내 홈페이지에 올려 두는 것이지요.
그 시가 언제 당신을 찾아왔는지 바로 그 순간의 기억과 함께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시를 보고 꽃 본 듯 기분이 좋아지겠지요.
왜냐하면 시는 꽃이니까요.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 마음이 풀려 이런저런 댓글을 달아 두겠지요.
내 홈페이지는 돌연 시(詩)라는 꽃들로 장식되겠지요.
아주 싱싱한 꽃들로 일흔 일곱 송이를 따서 댓글과 함께 책으로 엮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시인이었던 시 묶음이 한 권 탄생하겠지요.
이 책이 한 만 권쯤 팔리면 그 돈으로 일흔 일곱 명의 사람들과 함께
2박 3일간 자연 속에서 만나 진짜 시 축제를 벌이는 것이지요.
이게 잘 될까요 ?
글쎄요.
잘 안 될까요 ?
모르지요.
아, 그러면 한 번 해 봐야겠군요.
내 홈페이지 주소는 www.bhgoo.com 입니다.
모두 시(詩) 축제에 초대합니다. 어서 오세요.
댓글
2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36 |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 종종 | 2022.06.07 | 641 |
4335 |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 종종 | 2022.07.12 | 688 |
4334 | [수요편지] 똑똑함과 현명함 [1] | 불씨 | 2023.11.15 | 697 |
4333 | [내 삶의 단어장] 오늘도 내일도 제삿날 [2] | 에움길~ | 2023.06.12 | 698 |
4332 | 뭐든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마음 [2] | 어니언 | 2023.11.23 | 698 |
4331 | 역할 실험 [1] | 어니언 | 2022.08.04 | 707 |
4330 | 작아도 좋은 것이 있다면 [2] | 어니언 | 2023.11.30 | 711 |
4329 | [늦은 월요 편지][내 삶의 단어장] 2호선, 그 가득하고도 텅빈 | 에움길~ | 2023.09.19 | 724 |
4328 | [수요편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조직문화 | 불씨 | 2023.10.11 | 725 |
4327 | [수요편지] 허상과의 투쟁 [1] | 불씨 | 2022.12.14 | 726 |
4326 | [월요편지-책과 함께] 인간에 대한 환멸 [1] | 에움길~ | 2023.10.30 | 730 |
4325 | 등 뒤로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3] | 어니언 | 2023.12.28 | 730 |
4324 |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 운제 | 2018.12.06 | 734 |
4323 | [수요편지] 장미꽃의 의미 [1] | 불씨 | 2023.12.05 | 734 |
4322 | 목요편지 - 거짓말 [2] | 운제 | 2019.03.15 | 736 |
4321 | 모자라는 즐거움 [2] | -창- | 2017.08.26 | 739 |
4320 | 목요편지 -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 [3] | 운제 | 2019.01.03 | 739 |
4319 | 두 번째라는 것 | 어니언 | 2023.08.03 | 739 |
4318 | 케미가 맞는다는 것 [1] | 어니언 | 2022.09.15 | 742 |
4317 | [수요편지] 미시적 우연과 거시적 필연 [1] | 불씨 | 2023.11.07 | 7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