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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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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일 02시 28분 등록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중략)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칼릴 지브란 Kahlil Gibran (1883~1931, 레바논의 대표작가, 철학자, 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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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돌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구심력과 원심력의 균형입니다. 원심력이 약하다면 태양에 빨려 들어갈 것이고, 구심력이 부족하다면 궤도바깥으로 이탈할 것입니다. 태양계에 유독 지구에만 생명체가 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절한 위치에 지구가 놓여있기에 생명이 숨을 쉽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척력과 인력의 조화가 중요합니다. 그 부조화로 인해 어떤 사람들은 관계와 담을 쌓고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경계를 상실하고 관계에 함몰되어 있습니다. 전혀 다른 두 세계의 사람 같지만 사실은 자기세계를 구축하지 못한 사람이 취할 수밖에 없는 자기방어라는 측면에서는 비슷합니다.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은 인간사이의 거리를 네 가지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46cm 이내의 밀접거리(intimate distance)는 애무를 나눌 수도 있지만 동시에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거리입니다. 다음 개체거리(personal distance)는 1.2m 이내의 거리로 상대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친밀감의 거리입니다. 다음 사회거리(social distance)는 1.2~9m 떨어진 거리로 사무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거리입니다. 마지막으로 30피트 이상의 거리인 공적거리(public distance)로 이는 공연자와 관객처럼 관찰자로 지켜보는 거리입니다.

한 인간의 관계에서 다양한 거리가 없을 때, 한 관계에서 다양한 거리가 존재하지 않을 때 관계는 파열음을 내기 시작합니다. 만일 당신이 그렇다면 <함께 있음>에는 <떨어짐>이 필요하다고 설파한 지브란의 말을 음미해보면 어떨까요? 저 역시 뒤늦게나마 고립에서 벗어나 ‘사이의 맛’을 느껴가고 있다는 것이 무척 다행입니다. 바람이 드나들고 출렁이는 바다가 머무는 그 ‘사이'야 말로 관계와 존재의 균형이 안겨주는 선물이 아닐까요.

- 2008. 7. 1 週 2회 '당신의 삶을 깨우는' 문요한의 Energy Plus [2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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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2008.07.03 07:03:05 *.160.33.149

좋구나, 요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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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희
2008.09.25 06:12:12 *.202.122.109
오~ 멋져요. 아주 어렴풋이 이러한 사람과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특히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이에서는요.
옛사람들(특히 칼릴지브란)과 문요한님은 저보다 훨씬 전에, 그리고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알고 있네요 ㅎㅎ
저는 배워가고 깨달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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