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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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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4일 06시 52분 등록

태안반도 어느 바닷가 팬션에서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을 앞에 두고 강연을 했습니다. 나는 이 정도 수의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가 가장 좋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껴안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은 모두 전직하여 새로운 경력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말하자면 수많은 과거를 가지고 그곳에 오게 된 사람들이지요.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희망과 두려움을 모두 즐기며 우리는 아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나는 차를 몰고 길이 끝나는 곳 까지 들어 갔습니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바다로 가는 길은 곧 바다에 이를 것 같았지만 가도 가도 쉽게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서쪽 땅의 끝에 다다랐습니다. 땅끝마을은 남쪽의 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쪽의 끝에도 있습니다. 그곳에는 '만대땅끝마을'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었지요. 그곳에서 나는 '꾸지나무골'로 접어들었습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7월의 시작이지만 바다는 참 시원했습니다. 땅끝에서 바다를 느낍니다. 소리와 정취와 냄새와 율동을 함께 즐깁니다.

작은 언덕에 서서 바다를 즐기는 동안 내 가슴 속에서 크리스토퍼 로그의 시가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벼랑 끝으로 오라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벼랑 끝으로 오라
너무 높지만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가 밀었다.
그러자 그들이 날아올랐다. .

무더운 어느 날 땅의 끝에 있는 바다 앞에 서 보세요. 그저 하염없이 바다로 바다로 향해 가세요.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는, 가장 멀리 바다로 향한 작은 반도의 끝으로, 더 이상 차가 갈 수 없을 때 까지 가세요. 아무리 무더워도 바다에는 늘 크고 작은 바람이 일고, 그것이 우리가 날아오를 수 있는 희망이라는 것을 믿게 됩니다.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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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7.04 08:50:39 *.36.210.11
네.

너무 떨리지만
그래도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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