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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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은 가장 깊은 단계에서는 두 가지 감정 중 어느 하나, 곧 두려움이나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 밖에는 다른 어떤 행동 동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 밖의 개념들은 이 둘의 파생물에 지나지 않는다...‘받침 생각’은 사랑이나 두려움에서 비롯된 생각이다. 이것은 ‘생각 뒤의 생각’이다. 이것은 최초의 생각이며, 원초의 힘이고, 인간 체험의 엔진을 움직이는 생짜 에너지이다.” – <신과 나눈 이야기>, 닐 도널드 월쉬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회사생활을 다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그 날부터 계속해서 마음이 불편합니다. 가슴이 저리고 아픕니다. 꼭 안아주고 포근히 달래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 어쩔줄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앞으로 선택을 할 때에는 두려움에 의해 선택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두려워서 회사를 그만두려는 것은 아닌가?’ 라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물어 보았습니다. 대답이 명확히 들리지 않아 몇몇 사람을 만나고, 결국 구본형 선생님께 편지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인사동의 조그마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낮술을 마시며 이야기했습니다.
“직장은 밥과 존재를 두 축으로 한다. 두 개를 다 얻을 수 있으면 직업인으로서 성공한 것이다. 내가 알기로 너는 존재를 위해 여러 희생을 무릅쓰고 그곳에 들어 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존재를 얻지 못했다면, 왜 그곳에 남아 있는지 잘 모르겠구나. 젊은 나이에 뻔한 인생을 계획하지 않은 것이 용기 있는 일이다. 네 갈 길을 가거라.”
회사를 떠나야겠습니다. 여러 그럴듯한 이유들은 제쳐두고, 단순히 저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제 꿈을 사랑하고, 제 현재를 사랑하고, 제 미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다시 회사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던 이유가 사람들이 뒤에서 수군거리는 것이 두려워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더 사랑한다면 지금의 직장에서 주어진 영업이란 일이 제가 잘 할 수 없는 일임을, 열심히 하여 회사에서 신뢰를 회복한다 해도 여전히 존재를 얻지 못할 것임을 직시해야겠지요.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다른 무엇이 두려움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일 뿐이다” 라고 말한 암브로스 레드문의 말이 가슴을 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선택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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