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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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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15일 05시 36분 등록

올림픽을 즐기는 나대로의 방법은 크로즈업된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역도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바벨을 들기 전 그들의 표정은 강하게 나를 빨아들입니다. 내가 그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 속으로 내가 흡인되어 들어 갑니다. 그들과 비슷한 감정과 감각과 긴장과 두려움을 공유합니다. 나는 없고 그들이 됩니다. 피가 몰려듭니다. 근육이 팽팽해지고 이내 순간 속으로 모든 시간이 흘러듭니다. 몰입이란 선택한 것이 아니라 빨려들어 가는 것입니다.

운명 앞에 선 사람의 얼굴이 아마 그럴 것입니다. 입으로 스스로에게 주술을 거는 모습을 볼 때 나는 자기 혁명이란 바로 저런 것이구나 생각 하곤 합니다. 자신의 속에서 가장 힘센 것을 끄집어내기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습, 그래도 엄습하는 두려움 앞에서 자기 보다 더 큰 것에 의지하여 그 두려움에 맞서려는 모습, 그것이 바로 자기혁명입니다.

그러나 개인의 혁명은 순간의 암시와 주술만으로 효험을 볼 수 없습니다.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사재혁은 하루에 5만 kg을 들었다고 합니다. 두꺼비 기름에 고양이 눈꼽과 지네 다리를 섞어 만든 마법의 묘약이 효험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산 하나를 들어 올리는 연습과 훈련이 바로 주술의 효험을 결정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점 역시 자기 경영의 진수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훈련이 역도 선수의 몸을 역도 선수답게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기경영은 끊임없는 매일 훈련을 통해 정신적 근육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줄리어스 어빙이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어요. "프로가 된다는 것은, 당신이 정말하고 싶은 일을,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날에 하는 것을 의미한다" 라고 말입니다. 이게 훈련입니다. 훈련은 근육이구요. 한번 포기하는 것을 배우면 이내 그것이 습관이 되고 맙니다. 힘들 때 한 발을 더 내딛는 법을 배우면 역시 그것이 습관이 됩니다. 결정적 순간에 선수들의 육체가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훈련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관객이 되지 말고, 그 선수가 되어 보세요.
가장 믿을 수 있는 것, 그것은 땀입니다.

* 다음 주 금요일, 저는 연구원들과 여행중입니다. 여행지에서 편지를 보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쩌면 '침묵의 편지'로 대신할 지도 모릅니다. 금요 편지가 가지 못하면, 아름다운 푸른 자연 속으로 빨려 들어갔구나 생각하세요.
IP *.189.2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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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2008.08.19 00:16:25 *.252.102.122
오늘 조금 사소한 일로 갑자기 회사가 다니기 싫어졌습니다. 이런 일은 저한테는 거의 없는 일인데...너무 사소한 이유라서 차마 꺼내놓지도 못하겠어요^^. 저는 너무 자기중심적이라 하고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바로 놓아버리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이 글을 오늘 읽고보니 '하기싫은 일'을 하는 것도 진정한 프로가 되는 길인 것을 알겠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하기싫은 일도 하면서 버티는 연습을 좀 해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그리고, 구본형선생님... 강연회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꼭 한번 가고싶다는 친구가 있는데 언제 어디서 하시는지 인터넷으로 찾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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