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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9일 08시 03분 등록

요즘 며칠 하늘을 보는 맛이 죽입니다. 푸른 하늘 맛, 흰 구름 맛, 그리고 우리를 잇는 바람 맛이 따가운 햇살과 함께 나를 기쁘게 합니다. 기쁨이 몰려들어 내가 죽어 버리면 어쩌나하는 느닷없는 마음이 듭니다. 기쁨이 꽃잎처럼 날리고, 살아있음이 날개처럼 창공을 쳐 오릅니다.

어제 친구와 함께 강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점심을 먹고 돌아 왔습니다. 만나 지 35년 된 그 친구가 내게 물었지요. "너는 사는 동안 언제가 가장 좋았느냐 ? "
나는 주저 없이 말했습니다. 그 대답은 아주 쉬운 대답 중의 하나였으니까요.

"난 지금이 제일 좋아. 물론 젊음이 예쁘고 좋지. 그때 가난하고 어려웠지만 별거 아니었고 대수롭게 여기지도 않았어. 그러나 헤매고 방황했어. 그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야. 그러나 지금 나는 내 삶을 살고 있어. 그래서 좋아"

아주 많은 시간을 나는 내향적이고 진지하고 무거운 사람으로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깊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종류의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골짜기 같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엄격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은 하찮고 속이 빈 것들을 멀리 하지요. 그런데 문득 '높이'도 중요하다는 것들 언젠가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높이 오르려면 속이 비어야하고 깃털처럼 가벼워야합니다. 바람을 타고 오를 수 있을 만큼 자유로워야하지요. 깊이가 높이를 가질 수 있을까요 ?

중미산 아래 골짜기를 지나며 산 등성 위로 펼쳐지는 크고 푸른 하늘을 바다인양 바라보다 삶은 참으로 경쾌하고 밝은 기쁨이구나 했습니다. 깊이 없는 높이는 없는 것이군요. 정신이 없는 자유는 공허하고, 자유가 없는 정신은 질식이군요. 모두 인간답지 않아요. 삶은 의미로 가득하지만, 어떤 의미도 없는, 오직 우주적 공명과 떨림으로 가득한 기쁨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하늘을 많이 바라보세요. 첨벙. 가을 하늘 속으로 깊숙이 몸을 던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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