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박승오
  • 조회 수 6299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08년 9월 1일 13시 12분 등록

강의를 제법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의 전에는 긴장되어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 맨손체조를 해야 겨우 무대에 설수 있습니다. 여전히 다리가 후들거리는 채로 말입니다. 무대로 나설 때마다 저는 자신감을 달라고 기도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는 응답 같은 것은 지금껏 없었습니다. 신은 그런 방식으로 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제가 하나 물어보도록 하죠. 누군가가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면, 신은 그 사람에게 인내심을 줄까요? 아니면 인내심을 발휘할 기회를 주시려 할까요? 용기를 달라고 하면, 신은 용기를 줄까요? 아니면 용기를 발휘할 기회를 줄까요?”
- 영화 <에반 올마이티(Evan Almighty)>

이 말이 왜 이리 가슴을 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그간의 응답 받지 못한 기도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말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생각해보니 무대에 서면서부터 이미 저는 자신감을 발휘할 기회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기도하기 전부터 신은 제게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기회를 주신 것이었군요.

응답을 받지 못했다 하여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보이는 것만이 세상의 전부라 믿지 않습니다. 신의 손길은 언제나, 그리고 어느 곳에나 존재합니다. 신은 항상 말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이 기회다”라고 말입니다. 제가 기도하려는 순간, 바로 그 순간이 그것을 발휘할 수 있는 ‘이미 주어진 기회’ 였음을 몰랐습니다.

회사를 그만둔 지 한 달이 되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이직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책을 쓰라고 권고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아직 누군가에게 나누어 줄 만큼 많이 알거나 성숙하지 못했다고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마음속으로 깊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었지요. 그런데 책을 쓰는 것이야 말로 더 많이 배우고, 성숙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주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아직 쓰지 않은 책의 출판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금 제 책상 앞에는 계약서가 붙어있습니다. 성숙해질 기회가 이제 눈 앞에 놓였습니다. 이런 동시성(Synchronism)이 놀랍습니다. 신은 이렇게 특별한 방식으로 말을 하는가 봅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는 바로 그 순간의 기회를 잘 살펴야겠습니다. 그리고 자주 기도해야겠습니다. 많이 기도할수록 많은 기회를 얻게 될 테니까요.

9월의 첫날입니다. 기도로 하루를 여는 한 달 되세요.







IP *.189.235.111

프로필 이미지
임성희
2008.09.25 05:35:12 *.202.122.109
세상에!!! 저는 기도의 중요성이나 은혜로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엇어요. 단지 기도가 주는 위안이 좀 있을뿐이고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나 스스로가 알게 되는 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어서 게을리 했었는데,,, 기도가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어 멋지네요. 저도 에반 올마이티를 보았지만 보는것으로만 그쳤었는데^^ 감사해요. 좀더 기도를 자주 해야겠어요!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36 화요편지 - 오늘도 덕질로 대동단결! 종종 2022.06.07 641
4335 화요편지 - 생존을 넘어 진화하는, 냉면의 힘 종종 2022.07.12 687
4334 [수요편지] 똑똑함과 현명함 [1] 불씨 2023.11.15 692
4333 뭐든지는 아니어도 하고 싶은 것 정도는 할 수 있다는 마음 [2] 어니언 2023.11.23 692
4332 [내 삶의 단어장] 오늘도 내일도 제삿날 [2] 에움길~ 2023.06.12 695
4331 역할 실험 [1] 어니언 2022.08.04 705
4330 작아도 좋은 것이 있다면 [2] 어니언 2023.11.30 707
4329 [늦은 월요 편지][내 삶의 단어장] 2호선, 그 가득하고도 텅빈 에움길~ 2023.09.19 718
4328 [수요편지] 허상과의 투쟁 [1] 불씨 2022.12.14 721
4327 [수요편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조직문화 불씨 2023.10.11 722
4326 등 뒤로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 [3] 어니언 2023.12.28 725
4325 [수요편지] 장미꽃의 의미 [1] 불씨 2023.12.05 728
4324 [월요편지-책과 함께] 인간에 대한 환멸 [1] 에움길~ 2023.10.30 729
4323 목요편지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운제 2018.12.06 731
4322 목요편지 - 거짓말 [2] 운제 2019.03.15 734
4321 두 번째라는 것 어니언 2023.08.03 735
4320 목요편지 - 누군가에게 꽃이 되고 싶다 [3] 운제 2019.01.03 736
4319 [수요편지] 미시적 우연과 거시적 필연 [1] 불씨 2023.11.07 737
4318 모자라는 즐거움 [2] -창- 2017.08.26 738
4317 케미가 맞는다는 것 [1] 어니언 2022.09.15 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