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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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내가 삼년 전에 발견한 곳입니다. 전부터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곳이고 늘 스쳐 가던 곳이었지만 내 마음 속에 깊이 들어와 자리 잡게 된지 3년이 지났습니다... 그곳은 스물 두그루의 크고 작은 소나무가 빙 둘러 서있는 숲속의 작은 빈터입니다. 삼 년 전 가을 산에서 내려오다 기쁜 전화 하나를 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바로 그 자리에서였습니다. 그 후 그 곳을 지날 때 마다 그 때의 기쁨이 묻어나 잠시 그 곳에 머물곤 합니다. 그렇게 그 자리와 나는 즐거운 관계를 가져왔습니다.
삼년이 지나는 동안 내 주위에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피할 수 없이 주어지는 기쁨과 고통들이지요. 그 중에 매우 마음이 아프고 온통 그 일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할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 일이 있었을 때, 나는 그 빈터에 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일이 생겨서는 안됩니다. 이 일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라고 기도했습니다.
나는 당황하고 화가 나고 절망적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나가자 나는 그곳에 서서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 이 일을 견디게 해주세요. 내가 더 힘 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 주십시오"
나는 더 이상 화가 나지도 않았고 절망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아마 조금 더 잘 참게 되었나 봅니다,
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나는 그곳에 서서 이제 이렇게 말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내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깨달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내가 전에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되었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
조금 더 겸허해 진 것일까요 ? 알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하여 무엇이 나를 찾아오게 될 지 모르는 이 신비한 세상.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 지 모르는 이 아름다운 세상. 나는 그 자리에게 '겸허의 빈터'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어른이 된 나의 비밀 장소인 셈이지요.
걱정을 모두 내려놓고 좋은 생각으로 자신을 다시 채울 수 있는 텅빈 공간,
그대에게도 혹시 이런 공간이 하나 있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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