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김도윤
  • 조회 수 3390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8년 10월 16일 09시 06분 등록
gt42.jpg

 

"나는 오늘 아침이면 산에 가까워지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산이 갑자기 흔들리고 실쭉거리더니 다시 멀어졌다. 산이 말을 하는 했다. 산은 다시 나를 피하여 조그맣고 희미하게 멀어졌다. ?" - 에밀리


 

 

‘나는 누구일까?’ 어쩌면 아주 단순한 질문인데, 쉽게 대답하긴 어려운 질문입니다. 이름을 말하거나, 직업이나 혹은 사회적 위치를 말한다고 해도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직장에서 팀을 옮기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려다 보니, 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금 궁금해졌습니다. 분명 기획을 하고, 컨셉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기획은 무엇이고, 컨셉은 또 무엇이냐고 제게 묻는다면, 또한 쉽게 대답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아직 전문가가 되지 못한 탓인지, 순발력이 부족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떠오르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장자의 제물론, 첫머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남곽에 사는 자기가 탁자에 기대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는 마치 자신의 짝(몸과 마음)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제자 안성자유가 물었다. “어찌된 일입니까? 몸이 이렇게 시든 나무 같고, 마음은 죽은 재 같아 질 수 있습니까? 지금 탁자에 기대 앉은 사람은 어제 탁자에 기대 앉은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자 자기가 말했다. “자유야, 현명하게도 너는 그것을 묻는구나! 나는 지금 내 자신을 잃어버렸는데, 너는 그것을 어찌 아느냐?”

 

우리는 때로 남곽의 자기처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 모든 것을 다 아는 듯 했는데, 텅 빈 괄호처럼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무색의 나날들이 불현듯 우리를 찾아오곤 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건강한 망각일지도 모릅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자신 안에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고, 무언가 부족하다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이 들어설 빈자리가 생겼다는 뜻도 될 테니 말입니다.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어딘가에 깊숙이 숨어 있는 보물을 찾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 같습니다.

 

물론 보물을 찾기 위해 우리는 모험을 시작하지만, 길을 떠나고, 미로를 헤매는 동안 우리는 자기 자신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오즈의 마법사는 그 어디에도 없었지만, 도로시는 그 여정에서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고, 또 그만큼 성숙했듯 말입니다. 다시 한번 장자의 말을 빌리자면, “도는 (그 어딘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道行之而成)

 


 

 

 

(2008 10 16 , 마흔 두번째 편지)

logo.jpg

 

IP *.249.162.7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6 [용기충전소]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6] 김글리 2021.05.21 1924
535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나를 자유롭게 하는 글쓰기 [2] 알로하 2021.05.23 1567
534 [월요편지 60] 이번 생은 포기했던 유튜브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 2가지 [1] 습관의 완성 2021.05.23 1554
533 [화요편지] 막막한 워킹맘에서 살림명상 안내자까지 [2] 아난다 2021.05.25 1164
532 이름에 하늘을 담은 자 [1] 장재용 2021.05.25 1435
531 [용기충전소] 내가 만난 가장 큰 행운 [7] 김글리 2021.05.28 1388
530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재미로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 [2] 알로하 2021.05.30 1579
529 [월요편지 61] 처제가 건물주가 되었다 [2] 습관의 완성 2021.05.31 1517
528 [화요편지]책, 읽을 땐 모르던 것들, 비우며 알게 된 그 것. [2] 아난다 2021.06.01 1280
527 격리의 세상에서 생각하는 알피니스트 단상 [1] 장재용 2021.06.01 62090
526 [용기충전소] 제 최고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4] 김글리 2021.06.04 1645
525 [월요편지 62] 나의 4번 째 습관 [2] 습관의 완성 2021.06.06 2373
524 [화요편지]'살림명상'을 아시나요? 아난다 2021.06.08 1755
523 이제 돌아오라 [2] 장재용 2021.06.08 1495
522 우정 권하는 사회 [1] 어니언 2021.06.10 1269
521 [용기충전소] 극심한 스트레스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법 [1] 김글리 2021.06.11 1113
520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영어가 제일 싫다는 아이들 [2] 알로하 2021.06.13 1798
519 [월요편지 63] 아내는 외계인 [1] 습관의 완성 2021.06.13 1600
518 [화요편지]요가는 어떻게 삶이 되는가? [2] 아난다 2021.06.15 1248
517 그의 장도壯途에 부쳐 [2] 장재용 2021.06.15 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