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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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저는 조금 다른 형식과 주제로 편지를 보내려 합니다. 그 편지를 저는 임의로 “인센토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물론 나름의 의미는 있지만 제목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당신께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겠죠.
올해 초부터 제가 보낸 편지가 어느새 마흔 다섯 통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무슨 이야기를 전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일상의 기쁨, 슬픔, 감동과 두려움 등이 담긴 제 생활의 조각들이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편지를 시작하기 전과 지금의 나는 과연 다른 사람인가? 대답은 ‘아니요’였습니다.
저는 아직 자신의 영혼을 구하는 참된 여행을 시작하지 못하고 문 앞을 서성이고 있나 봅니다. 길을 떠나지 않은 채,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입니다. 자신 앞의 전투를 외면한 채, 혁명을 부르짖는 것은 사기입니다. 멋진 꿈을 꾸는 것은 좋지만 삶은 철저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 기초합니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무기로 현실과 치열하게 싸워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피나는 고통 없이 아름다운 꿈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저 백일몽일 뿐입니다.
“너희는 선인이 겪은 것과 같은 시련을 겪지도 아니하고 지복의 낙원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코란의 한 구절을 되새기며, 지금까지 길을 떠나기 전의 설렘을 담았다면 앞으로의 편지에서는 길 위에서의 열정을 담아보려 합니다. 강을 건너는 자의 생생한 몸부림과 때로 솟구치듯 다가오는 물결의 떨림을 전하려 합니다.
어쩌면 마음을 나누는 편지에 담기에는 조금 무거운 내용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를 바꾸지 못하면 그 무엇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에, 제 삶을 통해 치르는 실험과 강을 건너는 자의 여정이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당신에게도 무언가를 전해주기를 간절히 희망해봅니다.
길을 떠나기 전, 제가 가진 것들을 다시 살펴봅니다. 당신도 함께 짐을 꾸려보세요. 물론 긴 여행을 위한 짐은 가벼울수록 좋지만, 꼭 필요한 준비물을 빠뜨려선 안되겠죠. 준비된 자의 무거움과 방랑의 가벼움. 그것이 길을 떠나는 자의 딜레마인가 봅니다.
<여행을 위한 간이 체크 리스트>
1) 길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 여행을 떠나기 위한 목적지. 멋진 여행을 위해선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러나 때론 내가 걷는 이 길이 곧 목적지임을 길 위에서 깨닫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소중한 인연을 알아볼 수 있는 맑은 눈과 고요한 마음.
2) 뜨거운 심장
'나는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가?' 꺼지지 않는 열정. 흔들리고, 깨어지고, 넘어져도 두려움을 뚫고 길을 가기 위해선,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자신을 인도해줄 뜨거운 심장이 필요하다. 내 마음 속 한줄기 달빛과 같은, 내 심장이 진심으로 바라고 간절하게 원하는 그 무엇.
3) 지도와 나침반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한다 해도 우린 때로 길을 잃는다. 지도는 지금 현재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나침반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그러나 새로운 길은 지도 위에 없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4) 나를 지켜줄 도구
'나는 무엇으로 싸울 것인가?' 여행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선 물과 식량, 그리고 적의 심장을 찌를 날카로운 칼과 같은 도구들이 필요하다. 무서운 괴물을 만나도, 어떤 함정에 빠져도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나는 가지고 있는가?
5) 소중한 친구들
'마음을 나눌 소중한 친구가 있는가?' 때로 끝을 알 수 없는 여행은 우리를 지치게 한다. 그 때 나를 일으켜 세우고, 영혼의 온기를 나눠줄 모닥불처럼 따뜻한 친구를 당신은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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