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승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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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결혼식에서 만난 초등학교 동창이 제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동창이지만 실은 잘 모르는 제게 그는 속을 털어놓았습니다.
“남들의 의견에 적절히 호흡하며 사는 것과,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회사에서 튀지 않고 남들 하는 대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드는 것도 지긋지긋합니다. 새로 나온 소주 맛이 어떻더라, 어느 술집을 가니 종업원이 예쁘더라 하는 식의 대화는 제게 늘 유치하고 의미 없게 느껴집니다. 행여 제가 무거운 이야기라도 꺼낼 때면 곧바로 구박이 날아옵니다. 기껏해야 사장 배 부르게 해 주는 일이라 생각하니 견디기가 힘듭니다. 내일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의 결단의 말 뒤에는 묘한 불안감이 섞여 있었습니다. 회사에 분노하는 듯 보였지만 실은 자신에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물었습니다.
“’신념’이라 표현하셨는데, 지키고 싶은 그것이 무엇인가요?”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흥분했습니다.
“맞아요! 그게 바로 문제였습니다. 무엇을 하기 싫은지는 알겠는데,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습니다. 젠장, 그게 진짜 문제입니다.”
이것이 제가 ‘나침반 프로그램’을 통해 20대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직장을 찾기 전에 방향을 먼저 찾아야 하며, 방향성을 구하지 않은 채 직장만 구하면 결국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방향성이란 핵심 가치, 욕망, 강점이라는 세 가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진지하게 던짐으로써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제 기본적인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