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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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사소한 문제를 걸고 넘어지며 발끈하는 상사의 유치함에 부아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지만 그보다 먼저 가슴 한 켠을 짓누르는 건 스스로에 대한 초라함이었습니다. 10년이 다되도록 한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도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문제를 살피지 못한 제 자신이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담배까지 끊어버린 터라 화가 나도 발길을 돌려 향할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넋을 놓고 사무실을 빠져 나와서 고작 닿은 곳이 화장실이었습니다. 분이 채 가라앉지 않아서 식식거리던 제 눈에 묘한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화장실을 청소해주시는 아주머니가 새로 오신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미 깨끗하게 유지되던 화장실에 무언가 다른 일이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곱게 접힌 화장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그저 깨끗하기만 하던 공간은 그 작은 변화로 인해 새로운 수준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허리를 굽히고 조심스레 화장지의 끝을 예쁘게 접고 계셨을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오르자 이내 거친 숨이 가라앉았습니다.
우리는 호텔의 청소부에게, CEO에게 지불하는 것만큼 많은 보수를 지불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 청소부의 서비스가 너무도 훌륭해서 손님이 그가 담당하는 구역에 머물고 싶어한다면 어떨까요? 만약 그의 서비스가 고객에게 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만큼 훌륭하다면 그는 청소계의 '마이클 조던'입니다. 그가 하는 일은 눈부시게 빛나고, 대단히 값어치 있는 것입니다. 《마커스 버킹엄, MCNews와의 인터뷰 중에서》
기대를 채우는 것이 만족이라면 그것을 뛰어넘는 것은 감동입니다. 만족을 넘어서 감동을 생각할 때 우리의 일은 전혀 다른 단계로 들어서게 됩니다. 평범한 보고서는 가슴 뭉클한 작품이 되고, 답답한 사무실은 아늑한 공방(工房)이 됩니다. 그리고 노동은 어느새 예술로 거듭납니다. ‘별것 아닌 일’에 마음을 더하는 ‘작은 손길’이 바로 탁월함에 이르는 실마리입니다.
다시 일터로 향하는 제 가슴 속에 선홍색 예술혼이 가득 차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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