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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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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14일 03시 32분 등록


 빨강 머리 앤의 두 번째 편지


승진에서 밀렸거나, 실직을 당했을 때, 또한 사업체가 도산 되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적 관계망에서 자신을 고립시킵니다. 그 까닭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타자에게 보여지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용납할 수 없어서입니다.
에피쿠로스는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너를 괴롭히는 것은 너를 모욕하는 타자가 아니라 그것을 모욕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타자를 의식하는 나를 넘어서서 나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것, 그것이 오늘의 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족들과 일요일 아침에 배달시켜 먹던 것이었는데 그 흔한 자장면 한 그릇도 마음 편히 먹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비참했습니다’
(칼럼, 11) http://www.bhgoo.com/zbxe/r_column/150320
IMF의 여파로 가정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청년의 말입니다.
자장면조차도 먹을 수 없는‘불가능’의 의미가 되면서 자장면은 더 이상 소소한 즐거움이 아닌 고통의 의미로 바뀌고 만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에피쿠로스의 말에 기댄다면, 즐기는 자장면이 아니라 즐기지 않는 자장면으로 바꾸어야 하겠지요.

에피쿠로스는 또한 최소욕망이 최대 행복을 불러 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C 4세기경의 현자가 한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왜 일까요.
자본주의에서 소비가 꽃이라지만 꽃 한 송이를 사는데도 세 번의 포장단계를 거쳐서 소비자의 손에 들려지는 우리 사회의 과포장.
꽁꽁 얼어붙은 한파에 터져버린 수도관처럼 우리의 가계가 더 심각한 어려움을 겪기 전에 욕망의 가지치기를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요.



첫 번째 편지에 성의 있는 답신을 주신 여러분들, 고맙습니다.
그 답신에 더 힘을 얻습니다.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책의 내용은 시련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때문에 객관화 되거나 공통된 함수를 뽑아 드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제가 이 책에서 드릴 수 있는 것은 복병처럼 도사린 장애물을 통과할 때 사람과 사람사이의 따듯한 소통. 그것으로 인해 그 장애를 가벼이 하고 계신 모습들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이 작업으로 인해, 누군가가 잠시 마음이  따듯해질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히 기쁠 것입니다.

이글을 쓰는 동안 눈이 하얗게 쌓였습니다.  매서운 추위지만  잠시 흰 눈으로 가벼워지시고,
 계신 곳에서 따듯한 한 주이셨으면 좋겠어요. .
다음주, 수요일에 다시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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