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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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변화경영연구소 1기 연구원 김미영 님의 글입니다.
뭔가가 건드려졌다. 톡, 하고.
그리고 심장이 데워지는 느낌적 느낌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잡아버렸다. 화~악.
그렇게 카페가, 내게 왔다.
행복한 밥벌이를 추구하는 1인 지식기업가들의 실험 공간이며, 자기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자기 주도적 삶을 돕는, 비즈니스 마인드와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예쁜 카페다.
2012년 11월 30일,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오픈 파티가 있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카페이자 나의 놀이터가 탄생한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금요일과 토요일에 아르바이트한다. 주중엔 밥벌이, 주말엔 놀이터에서 일하는, 새 삶이 시작된 것이다. 마흔넷에 카페 알바라니. 이 얼마나 귀엽고 섹시한가.
지금껏 알아 온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모자라고 게으르다. 세상을 더 공부해야 하고 자신을 더 알아가야 하고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어쩌면 그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힘이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건 바로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세상을 살면서 갖춰야 할 필살기 하나쯤 감춰놓지 못한 초라함이, 그럴 수도 있지 뭐 하는 뻔뻔함으로 변해있었다. 카리스마 없는 것도 카리스마지, 쓸모없음의 쓸모도 있잖아, 그냥 살아도 나쁘지 않아, 변할 수 없는 걸 어쩌겠어, 이미 열심히 살고 있잖아, 따위의 변명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카페를 선택한 건, 바로 그 무모함이었다.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부담 없음, 이것이 그동안 얻은 그 무엇이라면, 그래 좋다. 거기까지는 봐주자. 문제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낡은 반복의 뿌리는 익숙한 편안함으로 머문다. 물론 소중하고 좋다. 하지만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다면 떠나야 한다. 낯선 곳으로. 그러니 알면 행하자. 가장 좋은 타이밍은 바로 지금.
2012년이 간다. 시간은 참 정직하고 부지런하다. 또 한 살을 더하게 생겼다. 나이를 더한다는 건 조금씩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성공’이란 단어에 주눅이 들지 않는다. 좋은 사람을 만나서 좋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 이것이 나의 성공이다. 나만의 성공을 위해서 배울 것이다. 난 모르는 게 너무 많으니까. 그리고 내 필살기는 바로 거기니까.
참, 기다릴게요. 놀러 오세요.
- 김미영 mimmy3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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