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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11시 27분 등록

“ 이 연사 힘차게 외쳐 봅니다. ”

 

우리 어렸을 때는 웅변 학원이 많았다.

피아노, 글짓기, 미술학원을 다니며 웅변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반에 몇 명은 있었다.

우리 엄마는 이것 저것 학원과 과외를 시키셨지만, 나를 웅변학원에 보내지는 않으셨다.

웅변 학원을 다니지 않았어도 늘 학기 초 면 임원 후보 정견발표는 어찌어찌 잘 넘어 갔다.

자크 아탈리의 책을 보며 처음 알게 된 브루게, 엔터워프,  역사적으로 상업지역의 ‘거점’을 읽으며 참 세상은 많이 변했고

지금도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얼마나 더  변하게 될까 궁금했다.

 

 

 

 

내가 방송을 시작한 것은 1987년, 그 땐 지금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스피치 학원이 거의 전무할  때다.

난 그런 와중에도 1986년 어느 여름 여의도 KBS 별관 뒤에 있는 작은 연기학원을 갔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그 때 껄렁껄렁한 차림으로 박중훈이 왔다갔다 하는 모습도 보았다.

몇 년 후 그 아이가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무튼 난 거기서 카메라 테스트를 받고 시험 보기 전에 몇 번의 발성, 발음 훈련을 받았다.

난 짧은 방송 경험을 하고 내내 전업주부를 하며 10여년을 보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된 세상. 내가 집에 있는 동안 세상은 아주 많이 변해 있었다.

그 사이 민방 SBS도 개국을 하고 아나운서나 기자 리포터가 되기 위한 스피치 학원들이 많이 생겨나 있었다.

 

 

 

내가 방송국에 들어가기 위해 스피치나 아나운싱에 대한 책을 찾으려 해도 논문 한 두편 찾기가 어려웠다.

내가 방송을 2년 정도 했을 때 이계진 선배의 “뉴스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딸꾹” 이런 책이 나왔다.

지금은 스피치, 프리젠테이션과 관련된 책도 넘쳐나는 세상이다. 그런데 우리 Ann들에게는 재미있는 해석이 있다.

스피치 학원을 차린 사람들 중 많은 부류가 정말 방송을 잘하고 유명한 방송인이 아니었다는 자괴스런 해석이다.

그들은 자기의 소중하고 작은 경험을 잘 살려 사업 수완을 발휘 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았다.

 

 

자크 아탈리는 ‘미래의 물결에서 모두 상업적 체제하에서 아홉 개의 형태가 차례로 이어져 내려왔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 형태는 ‘거점’을 이루는 도시의 이름(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을 따라 경제적인 ‘거점’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소상하게 알려준다.

재미 있게 읽은 부분은 세비야가 거점이 되지 못한 이유였다.

 

세비야 또한 세 번째 ‘거점’이 될 만한 도시였다. 이제 막 하나의 왕국으로부터 통합된 카스티야 지방과 아라곤 지방은

플랑드르 지방으로부터 지중해 동쪽에 놓인 바다 사이를 누비고 다니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었다.

1492년 제노바 출신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스페인 왕을 위해 황금을 찾아 나섰다가 우연히 장래가 촉망되는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콜럼버스는 이 발견으로 스페인을 세계 최대강국으로 만들고 세비야를 상업적 체계의 ‘거점’으로 만들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비야는 광대한 농토를 가지지 못했고, 자기지역 은행가들을 신뢰하지도 않았으며, 선박제조업자들의 전문성에도 의심을 품었다. 세비야는 오로지 군대에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는 도시였다. ( 세비야가 ‘거점’ 도시가 되지 못한 이유들)

왕실은 한가하게 아메리카에서 원주민들을 말살시키면서 도적질 해온 것들을 소비허기에만 급급했다.

이들은 아무런 기술도, 산업도, 상업망도 발전 시키지 못했다.

 

 

 

KBS에는 내가 들어갔을 무렵엔 80명의 아나운서들이 있었다. 지금은 더 많은 100여명 남짓의 사람들이 근무중이다.

공영방송은 한편으론 그당시 얼마든지 스페인 왕실처럼 지낼 수 있는 곳이었다. : 왕실은 한가하게 아메리카에서 원주민들을 말살시키면서 도적질 해온 것들을 소비허기에만 급급했다. 그리고 수십년 근무해도 어떤 이들은 기술도, 산업도, 상업망도 발전 시키지 못한 채 나올 수 있는 곳이었다.  5년전 20주년  방송국 동기 모임에 가서 받은 인상은 긴 세월을 살아내야 할 이 시대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의  걱정스런 모습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안일한 모습으로 근무하진 않았다.

내가 근무할 무렵부터 선배들은 공부하기 시작했다. 동시통역 대학원을 다니는 선배도 있었고,

언론인 재단의 후원을 받아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내가 집에 있는 10년의 세월 동안 언론정보 대학원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역량을 키우는데는 안성맞춤이었다.

세상은 많이 변해 있었지만 6년전 난 운 좋게도 기업에 들어가 스피치를 체계적으로 가르칠 좋은 기회가 내게 왔다.

지금은 공기업, 정치인들이 아름 아름 찾아서 현직 Ann에게 스피치 교육을 받는다.

아나운서 후배들 중에 커뮤니케이션 박사 1호도 나왔고, 스피치는 리더십이 지속되는 한 끊임 없이 발전 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1970년대의 웅변학원에서 요즘의 스피치 학원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약 4~5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 폰의 발전으로 얼마든지 몇가지 방법만 알면 셀프 스피치 훈련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마치 아주 거대한 컴퓨터를 사용하던 세대에서 퍼스널 컴퓨터의 시대로 도래하게 된 것과 맞먹는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형식은 변해가지만 준비하고 알아 차림이 있는 자들에게는 반드시 기회가 올거라 생각한다.

 

 

PS . 싸랑하는 사부님 &  88이 우리 동기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ㅎㅎ 물론 다른 선배님들두요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  샐리 올리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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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도 기적처럼 살아 냈습니다.

ㅎㅎ 궁금하시면 500원

제 About Me 때  풀겠습니다. (2013년 5월 마지막 주 )

모두 모두 행복한 2012년 마지막 날 되셔요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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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9.168.103

프로필 이미지
2013.01.11 15:41:31 *.154.223.199

500원 들고 어바웃미데이에 가면 기적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나봅니다. @@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 라고 웅변학원 다니던 아이들이 웅변대회에서 상탔다고 외워서 외칠 때

내가  한 것도 아닌데 부끄러워서 얼굴 빨개졌어요. 남 앞에서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면서 팔을 뻗어야 하다니 생각만 해도...

비지니스 코칭을 하시는 샐리언니도 멋진 Ann이세요.

언니의 책 또한 열심히 살아온 이력서를 보태줄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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