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가루(박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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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내전 중에 부셔졌던 코트디부아르 잔잔 지역의 초등학교가 새 단장을 하고 신입생을 맞았습니다. 교실 뒤
에는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아기를 업고 온 늦깎이 신입생 소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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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 새벽기상 : 4시 30분
- 새벽활동 : 즐겁게 영어 공부하기,
책읽기-그동안의 독서와는 다른 자주적이고 비판적 의식을 갖고 책읽고 독서일지 작성
그 꿈을 위해, 저 아이들 만날 그 날 위해 훨~훨~ 날 수 있도록 남은 100일도 화이팅~~~!!!
[2013/04/10Wed 87일차]
<일상의 황홀> 읽고 있다.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웃음이 묻어난다.
표지에 환하게 웃으시는 스승님 얼굴을 한참동안 가만히 바라보다가 나도 따라 씨익~~웃는다.
[2013/04/15 Mon 92일차]
입관식.
고통없이 편안해 보이는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저 높은 곳에서는 편안하시길...
욕심쟁이 스승님.
이렇듯 일찍 떠나시니 신화가 되고 전설이 되었다.
나는 내 마지막 날을 매우 유쾌하게 상상한다.
나는 그날이 축제이기를 바란다.
가장 유쾌하고 가장 시적이고 가장 많은 음악이 흐르고 내일을 위한 아무 걱정도 없는 축제를 떠올린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것은 단명한 것들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서 그럴 것이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다 피워내는 몰입, 그리고 이내 사라지는 안타까움, 삶의 일회성이야말로 우리를 빛나게 한다.
언젠가 나는 내 명함에 '변화경영의 시인' 이라고 적어두려고 한다.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쩌면 그 이름은 내 묘비명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내 삶이 무수한 공명과 울림을 가진 한 편의 시이기를 바란다.
- 구본형의 [신화읽는 시간] -
[2013/04/16 Tue 93일차]
발인식.
스승님이라 부르고 존경하며 따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진정 행복하다.
너무 빠른 이별이지만 언제나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남으리라.
살아서도 별이었고, 흙으로 되돌아갔어도 별이 되고, 꽃이 되신 분.
만남의 시간이 너무도 짧았지만 큰 가르침을 받은 것 같다.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갈 수 있는 힘...
오늘 헌사 중의 문구가 마음을 울린다.
"모든 사람들이 사랑받았다는 생각을 하게 하셨다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한사람 한사람 일일이 어떻게 하셨기에....
길을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다가,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등 기다리다가...
모든 순간 순간에 뭉클뭉클 울리는 울림이 있다.
[2013/04/18 Thu 95일차]
노란 단무지에 목이 맨 하루.
작년 봄 꿈벗 소풍길에 스승님께 일본에서 지낸 이야기하다가 일본은 라면에 단무지도 안 준다고, 단무지가 그리웠다고하면서 웃었다. 소풍에서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서 라면과 우동을 먹는데 스승님께서 단무지를 가져오시더니 말씀하신다. "신해야, 단무지 듬뿍 가져왔으니 많이 먹어라." 한바탕 크게 웃었었고, 그 후 단무지 먹을 적마다 스승님이 떠올랐었다.
오늘 점심 반찬으로 단무지가 나왔다. 목이 메어서 몇 개 집어 먹지 못 했다. 작고 사소한 기억이지만 스승님을 떠오르게하는 추억의 한 조각이고, 단무지도 나름의 의미가 부여된 순간이다.
[2013/04/22 Mon 99일차]
지난 봄소풍과 스승님을 추억하고, 작년에 만든 새집을 확인하고싶어서 여우숲에 다녀왔다. 작년 처음 갔을 때의 낯선 느낌과 참 다르다. 숲지기 용규님께 인사하고, 스승님께서 4기연구원들과 함께 심은 감나무, 그 밑에 놓여있던 스승님과 연구원들 사진에 묻은 흙먼지 깨끗하게 닦아드리니 말끔한 얼굴들이 보기 좋다.
점심으로 막걸리 얻어마신 값한다고 감자를 심었다. 안 하던 농사일을하니 다리와 팔이 뻐근하니 아프지만 참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인 저녁 해가 산마루를 넘어가는 고즈넉한 광경도 보고, 느낀 하루. 스승님 기억하며 이런저런 얘기하며 웃다가 눈물 짓다가... 용규님 말씀하신다. 핑계대지말고 니가 하려든거해서 보여드리라고! 맞는 말씀, 내 생각도 그런걸.
이젠 내 몫 할일만 남았다.
[2013/04/23 Tue 100일차]
드뎌 3OO번째의 알람이 울렸다.
지나고보면 모든게 너무 빠르고 후딱 지나간다.
이제 또 다른 새로움의 시작이다.
신해님이 단군의 후예를 가장 후예답게 시간을
보냈어요. 최우등으로 3번에 걸쳐서,..
이것 아무나 못하는 건데..
신해님이 인생의 스승을 찾아
존경하고,질문하고, 인생의 답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는데
왜 나는 하지 않았는지?
단지 나이가 먹었다는 이유로,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굳어져 버린 의식에
어떤 영감도 넣어주는 것 없이 '나자신'을 방치해버린 것같은 생각이 드네요..
요즘은 책을 더디 한권째 읽고 있는데, 급하게 읽지 않고,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부의 5단계'를 마무리하고 가신 선생님에 대한 예의 때문이었을까요?
내맘대로 해석하고, 내식대로 읽어 나가는 것이 버릇없이 생각되더군요.
우리의 인연은 변경연을 통해서도 이어져 갈 테고..
내 안에 무언가 위대한게 살고 있어
지금의 나를 부르고,
나는 더이상 어제의 내가 아니다.
내 꽃이 막 활짝 피었으니
세상아
너는 참 아름답구나
구본형 2008년 고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