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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4일 08시 00분 등록

메모 1

 

지금 나 이 펜 왜 들었지?

동토 凍土 라는 무서운 단어 때문이지

그렇게 공책을 찾았다

 

언 땅은

바위보다 단단하다

 

셋집 마당옆 작은 화단 흙이 얼었다

펄펄 끓는 물 주전자 15리터 정도 두 번 부어도

이 언 땅이 녹질 않는다  와~

 

이 언 땅 녹이는 햇빛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 속으로 찬탄.

 

더 북쪽의 언 땅 위에서

채소나 과일도 없이 사는 민족의 이야기

들쥐를 잡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친구가 보내준 또 다른 북쪽 지방에 정성들여 세운 온실 사진과 함께 

그들에게 온실은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동숭동 방향 낙산의 한 집에 가서 집안에서도 모자를 쓰고

방안온도가 10도가 넘지 않게 사는 분을 만났다.

전쟁을 겪은, 몸으로 때우는 것이 몸에 배인 분

이쯤 추위이야 이까이꺼 할 분

교과서속의 삶을 믿지 않는 분

나도 외투와 모자, 목도리를 벗지 않은 채 커피를 마셨다.

추위를 몹시 타는 나는 요새 두겹 세겹의 내복을 입는다

그런 내가 북구 여행의 로망을 꿈꾸다니 하는 생각이 지나간다.

내가 신랑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춤다라는 말인데

그 말을 안하려고 노력해 본 적도 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가 넘어서도

풍부한 겨울 햇볕에 감사한다

어느 전시회에서 본

눈 밭위로 이울어가는 살구빛 햇자욱을

그린 그림이 마음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다.

 

메모 2

책표지를 보면 집안일 하다가도

공부하고픈 욕구가 차오른다

많이 버렸다. 한 천권정도 책을

내게는 그리 힘도 없고 나약한 것만 남은 것인가

내가 더 건강하기를 바란다면 욕심이라

그냥 주어진 한계상황을 즐기자. 그러지 못 할 바에는

아니 감사하자

나는 감사한다 지난 모든 과거와 현재를

그 분안에 머무르면 나는 감사할 수 있다.

그 곁에서 떠나면 나는 감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그나마 약한 내 불꽃, 더 꺼지기 직전으로

간다. 기름과 등잔을 준비한 처녀

내게 있어 등잔은 뭐고 기름은 뭘까

좀 더 구체적으로 구선생님이 내게 주신 화두

史野로 보면 등잔은 형식이요 기름은 내용이다

내게 있어 찾아낸 그 형식이 詩라면  

그 형식에 담을 내 태도는?

그 내용은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이다

말과 글이 먼저가 아니다. 마음과 그 마음이 빚어낸 삶이 먼저다...

그가 지적한 대로 이미 난 내 말에 책임지지 못한 사람이니

그것은 내게는 중요한 훈련요소다.

 

내게 주어진 등잔은 어떤 형태, 크기, 재질 무늬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나에게 허락된 기름이 일으킬 빛은

어떤 빛깔, 밝기, 온도로 얼마쯤 그 누구를 위해 타오르게 될까

우주에서 타오르는 별 중 가장 멀리서 오는 별 하나를 상상한다

내 눈에는 희미하거나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 별은 타오를 것이다 나에게 당도하기 위해서 

사람이 깨달아 삶이 되는 거룩한 자유와 기쁨과 만나기 위해

나는 그 날 이후 (2010.11.11. 2010.12.22) 홀로 방향도 없이 튀어나올듯이 혼잣말을 한다. 

욕이, 욕 찌꺼기가 머리속에서 헤집는 순간이 생겼다. 그걸 누르고 얼리기 위해 정말 갖가지 말잔치를 견뎌야 했다.

내 반응에 놀랐다. 너무 괴로와서 딸 셋 집 언니에게 마리아언니에게 고백을 했다

그것은 그가 지적하고 찾아낸 것.

나라는 인간이 본인의 말에 책임 못지는 자.. 결국 믿은 없는 자라는 것을 입증해주는 것이었다.

아니 나는 내게 주어진 과녁을 언제나 응시했고 활과 전통에서 꺼내들 화살이 있었다.

그것을 잊어본 날은 거의 없다. 약이라는 감옥에 갇혀있을 때 빼고는.

 

내 치명적 잘못은 그 모멸과 멸시가운데서

그 분을 바라보지 않으니 감사와 오래 참는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거다.

나는 바라본다고 몸부림 쳤으나 실제 행동은 바라보는 척 한 것밖에 안된것이다.

그것 없으면 나는 꺼진다.

사나 사는 것이 아니다.

 

감사하면 기뻐한다.

내 속의 그 어린아이가 뛰놀고 춤추기 시작한다

불평하면 그 아이 사라지고 막되먹지 않은 어른 나타나서 마음대로 휘저어서

불만 논리와 온갖 궤변 꺼내들고 디민다. 빠르고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궁리하는 속 빈 어른이

몽치와 검을 들고 내 속의 아이를 잡으러 온다

도망가라 아이야 살아야 한다

아이야 나와라

아이야 뛰어라

죽지마라 맞지마라 도망쳐 달려가라

그 결정체들 수정같이 맑은 감사로 지은 집으로 숨어라

살아야 한다 죽어서도

살아야 한다 동토에서 얼어서도

살아야 한다 살아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살려야 한다

그 꼬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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