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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9일 18시 1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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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제게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물으신다면 ‘현재 백수입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네요. 아니면 자신없는 목소리로 조그만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얼버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느 쪽이 됐든 이 대답에는 약간의 부끄러움이 내포되어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잠시 그것의 정체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백수’는 말 그대로 놀고 먹는 것이니, 고정된 수입이 없다는 뜻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정한 수입이 없다는 것은 남들과 비슷한, 또는 회사를 다닐 때와 같은 소비 생활이 힘들다는 뜻일테니 이것이 부끄러운 모양인가 봅니다.

 

또한 영어로 ‘unemployed(실직)’  상태이니 어딘가 정해진 소속이 없다는 뜻입니다. 고정된 소속이나 성과 함께 불리우던 직함들 - 과장, 차장, 부장과 같은 직급이 없이 한 귀퉁이에 덩그라니 놓여 있으니 이것 또한 부끄러움과 불안감의 원인입니다.

 

끝으로 정해진 업무 시간이 없으니 지금 제가 하는 것이 일인지 여가인지 대체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현재 하는 일이 없으니 시간이 많을 거라 지레짐작하기도 하고, 제 자신도 무언가를 해도 정해진 대가가 없으니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익숙해져 있다가 조금씩 지쳐가기도 합니다.


그러다 한번 더 생각해보니 제 부끄러움의 근원에는 우리 사회가 기본 전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공통적인 은유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노동은 자원이다’라거나 ‘시간은 돈이다’와 같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 말들은 우리의 시선을 특정한 어떤 것에 묶어버림으로서 나머지 부분들을 감춰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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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백수다.

"나도 백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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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백수들이여, 단결하라! ˆ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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