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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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행복숲에 갔습니다. 얼마 전에 이 코너에 소개한 이정애 선생님과 함께였습니다. 인연이란 참 묘합니다. 선생님을 인터뷰하던 날, 김용규님(백오)의 책, <숲에게 길을 묻다>를 선물해드렸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책을 읽었다며 이정애 선생님이 메일 한 통을 보내왔습니다. ‘행복숲에 나무 한 그루 심을 정성을 저자에게 전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저는 바로 전화를 드려 ‘어떤 나무를 심고 싶으신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알았습니다. 그녀가 나무를 심고 싶다고 한 것은 진짜로 나무를 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백오를 돕고 싶다는 의미란 것을요. 편지를 다시 보니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싶다’가 아니라 ‘나무 한 그루 심을 정성을 전하고 싶다’ 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얼렁뚱땅 제멋대로 해석하고 일을 벌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그 일로 결국 그녀는 행복숲에 감나무를 심기로 결정을 하였기 때문이지요.
단지 책만 읽지 않고, 저자가 하는 일에 뭔가 보탬이 되고자 마음을 먹어준 그녀의 아름다운 행동력에 저는 톡톡히 감탄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백오라는 한 아름다운 넘과, 그 넘의 꿈과, 그 넘이 어렵게 결단하고 숲에 들어간 이유와, 그 넘이 진행하는 행복숲 프로젝트의 의미를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저 역시 그 넘의 아름다운 계획에 감동하여 그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넘 공동체에는 그녀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자신의 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그 나무와 함께 그녀는 자연스럽게 행복숲과 오랜 인연을 맺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이유로 저와 4기 연구원들도 스승님의 뜻을 받들어 얼마 전에 그곳에 커다란 감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http://www.bhgoo.com/zbxe/187097)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10일 후로 나무 심는 날을 정했습니다. 일단 나무를 심기로 결정한 그녀는 감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서로 연대하며 보듬고 사랑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접을 붙여야 사는 감나무를 자신의 나무로 골랐습니다. 백오에게 전화를 걸어 예쁜 감나무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다가 홀연히 제게도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그 깨달음은 내게 고요히 외쳤습니다. ‘너도 거기에 나무를 심지 그러느냐!’. 그렇습니다. 그녀에게 나무를 심으라고 간절히 설득하는 내 맘 속에는 내 나무 한 그루를 갖고 싶은 마음이 그 누구보다 간절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아일랜드 켈틱 사람들이 사랑(love)과 아름다움(beauty)과 관용(generosity)의 상징으로 삼는다는 사과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사과나무를 심으러 가던 날 새벽, 저는 일찍 일어나 한 편의 편지를 자신에게 썼습니다. 편지를 쓰면서 알았습니다. 나무를 심는 일은 그곳에 내 마음도 함께 심는 일이라는 것을, 또한 그것은 내 남은 인생과 내가 맺는 살뜰한 맹서라는 것을! 아침 일찍 괴산 행복숲으로 가기 위해 우리 동네 수지로 오신 이정애 선생님도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녀 역시 자신의 나무 한 그루를 이 땅에 심는 일이 저처럼 심히 가슴이 떨리는 일인지라, 흥분과 설렘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차 안에 마주 앉은 45살 여자와 48살 여자는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무를 심는 날 아침 한 마음으로 공명하며 기쁨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 동안 그녀들의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런 날의 기쁨을 위한 대가였는지도 모릅니다.
나무를 심던 날 풍경 더 보기 : http://www.bhgoo.com/zbxe/19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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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마음에 저는 바로 전화를 드려 ‘어떤 나무를 심고 싶으신지’를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알았습니다. 그녀가 나무를 심고 싶다고 한 것은 진짜로 나무를 심고 싶은 것이 아니라 백오를 돕고 싶다는 의미란 것을요. 편지를 다시 보니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싶다’가 아니라 ‘나무 한 그루 심을 정성을 전하고 싶다’ 라고 되어 있더군요. 그러나 때로는 그렇게 얼렁뚱땅 제멋대로 해석하고 일을 벌이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그 일로 결국 그녀는 행복숲에 감나무를 심기로 결정을 하였기 때문이지요.
단지 책만 읽지 않고, 저자가 하는 일에 뭔가 보탬이 되고자 마음을 먹어준 그녀의 아름다운 행동력에 저는 톡톡히 감탄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에게 백오라는 한 아름다운 넘과, 그 넘의 꿈과, 그 넘이 어렵게 결단하고 숲에 들어간 이유와, 그 넘이 진행하는 행복숲 프로젝트의 의미를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저 역시 그 넘의 아름다운 계획에 감동하여 그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넘 공동체에는 그녀와 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자신의 나무를 한 그루 심으면 그 나무와 함께 그녀는 자연스럽게 행복숲과 오랜 인연을 맺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이유로 저와 4기 연구원들도 스승님의 뜻을 받들어 얼마 전에 그곳에 커다란 감나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http://www.bhgoo.com/zbxe/187097)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10일 후로 나무 심는 날을 정했습니다. 일단 나무를 심기로 결정한 그녀는 감나무를 심겠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서로 연대하며 보듬고 사랑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녀는 접을 붙여야 사는 감나무를 자신의 나무로 골랐습니다. 백오에게 전화를 걸어 예쁜 감나무를 구해달라고 부탁하다가 홀연히 제게도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그 깨달음은 내게 고요히 외쳤습니다. ‘너도 거기에 나무를 심지 그러느냐!’. 그렇습니다. 그녀에게 나무를 심으라고 간절히 설득하는 내 맘 속에는 내 나무 한 그루를 갖고 싶은 마음이 그 누구보다 간절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친한 친구의 도움을 받아 아일랜드 켈틱 사람들이 사랑(love)과 아름다움(beauty)과 관용(generosity)의 상징으로 삼는다는 사과나무를 심기로 했습니다.
사과나무를 심으러 가던 날 새벽, 저는 일찍 일어나 한 편의 편지를 자신에게 썼습니다. 편지를 쓰면서 알았습니다. 나무를 심는 일은 그곳에 내 마음도 함께 심는 일이라는 것을, 또한 그것은 내 남은 인생과 내가 맺는 살뜰한 맹서라는 것을! 아침 일찍 괴산 행복숲으로 가기 위해 우리 동네 수지로 오신 이정애 선생님도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녀 역시 자신의 나무 한 그루를 이 땅에 심는 일이 저처럼 심히 가슴이 떨리는 일인지라, 흥분과 설렘으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차 안에 마주 앉은 45살 여자와 48살 여자는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나무를 심는 날 아침 한 마음으로 공명하며 기쁨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 동안 그녀들의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었던 것은 바로 이런 날의 기쁨을 위한 대가였는지도 모릅니다.
나무를 심던 날 풍경 더 보기 : http://www.bhgoo.com/zbxe/193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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