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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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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7일 09시 32분 등록
놀이 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아이와 해왔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냥 주말에 가도 되었을 터인데, 매번 일이 생겨서 이리저리 미루기만 해오다가 하루 휴가를 내고 과감하게(?) 땡땡이를 쳤습니다.

놀이공원에 도착하자 아이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아이의 눈이 반짝입니다. 사실 신발을 신고도 1미터가 채 되지 않는 아이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는 뻔합니다. 덕분에 모노레일을 4번 탔고요. 회전목마는 3번 탔습니다. 그렇게 타고도 아이는 질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탈 수 없는 놀이기구를 바라보며 속을 태우지 않습니다. 대신 탈 수 있는 것 중에서 마음에 드는 놈을 골라 신나게 놉니다.

아이의 손가락이 뻗는 방향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모처럼 하는 아빠 노릇에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아내와 저도 신이 났지만 솔직히 ‘놀아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습니다. 놀아줘야겠다는 의지로 버티는 부모와, 놀이기구들에 흠뻑 빠져버린 아이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는 지쳐만 갔고, 아이는 쌩쌩하게 살아났습니다.

논어의 《옹야편》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또 좋아하는 글이 담겨있습니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는 뜻이지요.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좋다고 알고 있는 제가, 눈앞에 펼쳐진 별천지를 온전히 즐기는 아이만 못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던가 봅니다.

의지와 열정은 다릅니다. 실리콘 밸리의 버츄얼(Virtual) CEO로 불리우는 랜디 코미사르는 “열정이란 어쩔 수 없이 어떤 대상에 끌려드는 것을 말한다. 반면 의지란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로 떠밀려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의지와 열정, 이 둘 중에 무엇을 품은 사람이 더 멀리 갈 수 있는지는 너무도 분명해 보입니다. 늘 그렇듯이 아이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정오가 되기 전에 들어간 놀이공원을 해가 지고서야 빠져 나왔습니다. 우리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서 돌아왔습니다. 깊이 잠이 든 아이를 겉옷만 살짝 벗기고 그냥 재우려는 욕심에 잠자리 잡듯 조심스레 집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 어느 사이엔가 번쩍 눈을 뜨더니 배시시 웃으며 뛰어들어갑니다.

“아빠! 이제 장난감 가지고 놀자.”

아이고, 오늘도 일찍 자기는 틀렸습니다. 놀이는 아이의 멈추지 않는 열정인가 봅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는 당신만의 열정, 그것은 무엇입니까?



** 공지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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