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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9일 04시 15분 등록





지난주는 유난히 일기가 고르지 못했습니다. 저는 사계절 중에 봄, 유독 4월을 싫어 합니다.
유치 찬란한 빛깔의 꽃들이 분탕질을 친 뒷자리를 보는 것도 싫고, 황사도 싫고, 천지가 개벽을 하는듯 요란히 꽃망울이 터지는 것도 싫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올, 4월의 끝자락에서 생각합니다. 사월이 없이는 내가 좋아하는 구, 시월도 오지 않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내내 봄멀미를 앓는 동안 사월은 제게 다른 생각을 남겨 주고 어느사이 손을 흔들며 이별 할 준비를 하고 있었나 봅니다.

지난주에 ‘마음을 나누는 편지’ 를 통한 인터뷰 신청 공지를 보고, 메일을 보낸 인터뷰이를 만나러 갔습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러 가는 것은 조금 두렵고 또 설레는 일이기도 합니다. 찻집에 막 앉았을 때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고, 그는 바로 건너편에 서 있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훤칠한 키에 반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이였습니다. 그와 어색한 첫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나 어색함도 잠시였고 그가 살아 온 이야기, 가끔 그보다 오랜 산, 제가 살아 온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그는 우리 연구소의 ‘마음을 나누는 편지’의 오랜 독자이기도 했습니다.

그와의 인터뷰, 칼럼 클릭


이야기를 나누며 적이 놀란 것은 그가 연구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선생님의 책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로 연구소를 알게 되면서 우리 연구소 사이트가 처음 개설 되었을 때부터 홍승완, 신재동, 문요한 선배가 언제쯤 등장했는지의 과정을 꿰고 있었습니다. 구본형 선생님의 대학 후배이기도 한 그와 연구소와의 인연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내내 하게 되었지요.

그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비였던 지라 서로는 지참한 우산이 없다는 걱정을 했습니다. 지붕이 유리로 된 그 찻집은 빗소리가 잘 들렸습니다. 그가 살아오는 동안 만났던 소나기의 빈도는 얼마나 잦았을까요.

오래 알던 사람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그를 보내고 돌아서며 저는 그들 부부의 등을 토닥여 주고 싶어졌습니다. 소나기를 피하지 못해 젖었던 몸을 말리느라 애썼다는 인사를 나직히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그가 들려 준 많은 이야기는 결국, 아내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자신이 행복해 질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그에게 저는 또 하나의 지혜를 배웁니다.

저마다의 방식대로 제 자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들.
수요일 새벽, 모두들 애쓰셨다는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사월에 마지막으로 쓰는 빨강머리앤의 열여섯번째 편지였어요. 오월에 다시 오겠습니다. ^!~



공지: 저의 첫 책은 시련을 극복하고, 현재 열심히 살고 계신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저처럼 평범한 여러분들의 보석 같은 상처를 정성껏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이 십 여분이 인터뷰를 마쳐 글이 되었습니다.


시련의 여러 경우

1. 일: 경영, 실직, 특히 여기에 해당되는 분들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2. 건강,

3. 이별의 두 가지 형태. 사별- 부모님. 가족, 연인, / 헤어짐, 연애의 실패, 이혼

4. 입시 실패등 의 좌절. 그밖에 시련.


참여 하실 분은 wast47@hanmail.net 주소로 10줄 정도의 제게 들려주실 이야기를 요약해 보내 주십시오. 채택 되신 분은 저와 인터뷰를 하게 되고, 저의 첫 책에 실리게 될 것입니다.


* 참고 사항
1.반드시 사실에 기저한 것이어야 합니다. (실명을 원칙으로 하지만 책에는 실명이 공개 되지 않습니다.)

2. 실패를 극복하신 사례여야 다른 분들께 힘을 드릴 수 있습니다.

3. 연구원 칼럼에서 최근 제가 올린 글을 참고하셔도 좋겠습니다. 참고 칼럼 클릭


여러님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혼자 지닌 상처를 객관화 하는 것은 물론 이 순간 혼자 힘겨워 하시는 분들께 위로가 될 수 있을 작업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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