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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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벗 봄소풍에 다녀왔습니다.
임신 16주를 지나면서 배가 조금씩 불러오는 아내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구실을 앞세워 함께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서 산길을 구비구비 돌아 모임 장소로 향하는 내내 ‘그들’을 만나게 될 생각에 마음이 설렜습니다.
마흔을 바라보는 제가 꿈에 대해 이야기하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비슷합니다. 철이 없다고들 하지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느라 배가 불러 그렇다고 말하는 이도 제법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아침, 회사를 향하는 발걸음이 왜 이리 무거운지 그들은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저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라는 갈증 느껴지는 말을 되풀이할 뿐입니다.
봄소풍을 위해 모인 사람들 중에 그 누구도 삶은 의례히 그런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만난 낯섦이 걷히자 어느새 묘한 동지애가 사람들 사이로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꿈을 나누고, 그 꿈을 현실에서 이루어내기 위한 고민과 질문들을 쏟아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작은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차가운 밤이 새도록 뜨겁게 이어졌습니다.
날이 밝자 유치해서 더 유쾌한 운동회가 벌어졌습니다. 푸른 잔디밭 위를 뛰고 구르고 웃었습니다. 덕분에 월악산을 타고 흘러내린 맑은 공기가 가슴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모두는 어린 아이로 되돌아갔습니다. 꿈을 꾸지 못할 이유 따위는 사라져버렸습니다.
한 사람씩 돌아가며 깊은 포옹을 나누고 우리는 아쉽게 헤어졌습니다. 기분 좋은 피곤함을 품고 올라오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켜니 낯설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 –
그래요. 저는 이 사람들 덕분에 아주 멀리 가게 될 것입니다. 힘든 순간은 어김없이 찾아와 바짓단을 잡아 끌겠지만 그 때마다 이 사람들과 함께 한 1박 2일의 기억이 내 손을 잡아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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