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Image

일상의

  • 인센토
  • 조회 수 1725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3년 1월 16일 19시 30분 등록

02-1.jpg


02-2.jpg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 전쟁’이란 책에서 “우리는 프레임과 은유를 통해 사고한다”고 단언합니다. 여기에서 프레임이란 사진기의 프레임과 같은,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틀을 말합니다. 그리고 은유는 ‘그 남자는 사슴이다’와 같이 A를 B를 통해 바라보는 문학적 수사법인 동시에, 실은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아주 ‘일상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특정한 은유들은 - 프레임과 마찬가지로 - 사물 혹은 개념의 어떤 측면을 축소하거나 감추어버립니다. 


가령, 우리는 흔히 ‘노동은 자원’이란 은유를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때문에 노동은 시간의 관점에서 측정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고, 목적에 부합되는 노동을 비싼 값(연봉이나 월급)에 제공하거나, 되도록 싼 값(임금)에 제공받으려 하고, 특정한 목적이 충족되면 그 가치가 줄어들거나 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은유는 노동을 다른 활동들과 구분함으로써 일상을 일과 놀이, 생산적 활동과 비생산적 활동 등으로 양분시킵니다. 그리고 노동의 주체에게 노동이 과연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질문은 부차적 문제로 돌려 버립니다. 사실, 좋은 연료는 자동차를 잘 굴러가게 하면 되니까요.


또한 우리가 흔히 받아들이는 ‘시간은 돈이다’라는 은유 또한 위의 ‘노동’과 맞물려 ‘시간’이란 개념을 우리가 잘 소비해야 하는 그 무언가로 바꾸어 놓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일상은 직장에서의 노동 시간과 그 외의 여가 시간으로 나뉩니다. 때문에 스마트한 직장인 - 또는 사업가, 프리랜서, 그 누구든지 - 이라면 ‘업무 시간’과 마찬가지로 ‘여가 시간’도 현명하게 계획하고, 배분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때문에 이런 은유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문화에서는 내가 하는 일에 ‘내’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놀랍게도(!) 놀이는 일이 될 수 없습니다. 특정한 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일은 자원이 될 수 없고, 금쪽 같은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낭비하는 것은 ‘백수’나 애들이나 하는 짓이니까요.


-----------------------------------------------------------------------------------

*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조지 레이코프와 M. 존슨의 ‘삶으로서의 은유’란 책을 참고하세요.    

IP *.119.115.189
프로필 이미지
January 27, 2013 *.10.140.36

자본주의라는 것은 모든 것을 돈으로 치환하는 사회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때는 목숨을 얼마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무한대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논리에 잡혀서 헤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벗어나지 못한 것은 여전하지만...

 

어쨌든 자본주의는 백수들을 싫어하겠지요. 시스템을 녹슬게 만드는 좀벌레있테니 말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겔러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