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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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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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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20일 11시 20분 등록

몇 해 전, 처음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저녁마다, 주말마다 여러 강좌를 좇아 다니다가 한 남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늘씬하고 훤칠한 키에 얼굴이 하얀 그는 삼십 대 중반의 나이에 부동산 경매로만 십 수억 원의 돈을 벌었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첫만남에서 그는 강의를 진행하는 강사였고, 저는 빼곡히 자리를 채운 수강생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예정된 강의가 끝나갈 무렵, 그는 주저하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만 최근에서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나눠주면 그보다 더 많은 것이 자신에게 되돌아옵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기회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짧게 덧붙였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말이 제 가슴 깊은 곳까지 와서 닿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진 자의 여유가 아닐까 하는 삐딱한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마음 속에서는 그에 대한 미묘한 열등감이 자리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노자의 도덕경 7장에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구절이 들어있습니다.

 

聖人後其身而先身 (성인후기신이선신)

성인은 자신을 뒤에 세움으로써 결국 앞에 서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고 해서 앞서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남들이 앞서 갈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할 때, 내가 도운 그들을 통해서 더 크게 성공하는 법이지요. 이런성공의 선순환은 말로 하기엔 쉽지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2,500년이 넘도록 전해져 온 고대의 지혜를 돈벌이에 적용할 마음은 없지만, 좋은 칼이 휘두르는 사람의 손길을 따라 무엇을 자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노릇이지요.

 

제가 매주 여러분에게 메일을 보내듯, 그도 가끔 제게 소식을 전해옵니다. 그의 편지는 자신의 책과 강의를 통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벗어난 사람들, 그래서 이제는 그가 하던 말의 증거가 된 사람들에 대한 기쁨과 감사로 가득합니다. 타인의 성공에 터질 듯이 환호하는 그의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명의 전문가가 나타나고 다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아수라장 같은 그 판에서 그를 빛나게 합니다.

 

자신을 뒤에 세운 사람을 결국 앞에 서게 만드는 이 우주의 섭리를 말로 설명할 재간이 제겐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남을 돕고자 하는 그의 성공을 제가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상의 성공은 얻으려고 다투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합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의 앞에 펼쳐진 기회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공지사항 ***

 

변화경영연구소 박승오, 홍승완 연구원의 새 책,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 법>이 출간되었습니다. '이것이 정말 내 길일까?'라고 묻고 있는 젊음을 위한 방향성 탐색에 관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책 내용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더불어 7 26() 오후 2부터 서울 강남역에서 무료 저자 특강이 있습니다. 특강에 참석하기를 원하시는 분은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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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96.1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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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9.07.20 11:57:12 *.251.224.83
천상 로맨티스트인 나는,
경매강사가 그만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작은 감동이네요!
그러고보니 종윤씨도 연구원의 책이 나올 때마다
앞장서서 소개하곤 하네요.
그 모두가
'나의 방식으로 세상을 여는 법'이겠지요.
성공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에 한 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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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2009.07.20 14:25:29 *.93.113.61
성공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에 한 표 더!!!

우리의 실패는
명석님의 말씀처럼
성공이 제로섬게임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으로부터 싹이 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로섬게임을 비제로섬게임으로 규칙을 바꾸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비제로섬게임으로 바꾸는 방법을 모른다면 그 틀에서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겠죠.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같이 이 방법을 찾아봅시다.

생각거리를 준 종윤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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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01:48:59 *.71.76.251
 맞습니다.  세 분 선배님,   얼마나 효율성이 있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느냐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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