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2009년 7월 24일 05시 42분 등록

여기 태양신의 마차를 몬 파에톤 누워있다
그는 커다란 실패를 겪었지만 매우 용감했었노라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입니다. 아버지와 떨어져 살고 있던 그는 청년이 되어 어느 날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태양신은 부자상봉을 기념하여 뭐든지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스틱스 강에 대고 약속을 합니다. 그리스 신들은 약속을 할 때, 서약의 강인 스틱스강에 대고 말하는데 한번 입밖에 나오면 거두어 들일 수 없습니다. 파에톤은 아버지의 태양마차를 한 번 몰아보겠다고 말합니다. 헬리오스가 여러 번 말렸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비탄에 젖어 아들에게 태양마차를 빌려 줍니다. 파에톤은 불을 뿜는 천마가 끄는 태양 마차를 의기양양하게 몰고 나서지만 주인이 풋내기라는 것을 알아챈 천마가 궤도를 이탈해 날뛰게 되자 하늘을 그슬리고 땅을 불태우게 됩니다. 제우스는 벼락을 쳐 파에톤을 죽이고 태양마차를 바다 속에 빠트립니다. 불타며 추락하는 파에톤을 불쌍히 여긴 신비의 강 에리다노스는 이 청년을 받아 불을 끄고 시신을 식혀주었습니다. 이 날 하루 만은 태양이 그 모습을 다 보이지 못했지만 타오르는 불길이 세상을 밝힌 날이 되었지요. 위의 묘비명은 너무도 대담하고 젊었던 파에톤을 동정하여 저녁의 나라 요정들이 울음으로 새겨둔 것이라고 합니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이 이야기를 다듬어 '변신 이야기' 속에 수록해 두었습니다.

20097246628219.png

지나온 다음 뒤를 돌아보니 겉보기에 순조로운 것 같은 시기보다는 어리석음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내게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배움의 시기였으니까요. 자기혁명은 바로 그 어리석음입니다. 뻔한 인생의 궤도에서 벗어져 나와 자신을 태우고 세상을 태우는 어리석음입니다. 자신에게 실수할 권리를 허락하는 것이지요.

지식의 민주화를 선언하는 구글은 끝없는 혁신을 통해 스스로 진화해 간다고 믿는 기업입니다. 그들의 프로젝트 중에서 80% 정도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확률적으로만 본다면 그들은 실패할 일만을 골라 일하는 셈입니다. 실패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패만이 위대한 성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지요.

당신, 어리석은 위대한 꿈 하나 품고 사는지요 ?

IP *.160.33.149

프로필 이미지
수희향
2009.07.24 09:07:43 *.249.57.142
어릴 때는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된다는 의미를 헤아리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실패를 겪으며 좌절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젠 그 모든 시간들이 오늘의 제가 이 곳에 뿌리 내릴 수 있는 중요한 여정이 되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네. 사부님. 저 어리석은, 그러나 찬란한 꿈 하나 키우고 있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김현철
2009.07.24 11:47:16 *.32.165.40
아... 실패하고 싶어지는 글입니다 ^^
프로필 이미지
혁산
2009.07.24 15:28:01 *.216.130.188
배움에는 2가지의 방법이 있다고 봅니다.
성공한 것으로부터배우는 것과
실패한 것으로부터 배우는 것
적어도 제 몫 다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합니다.
용감하게 힘 다해 살아보겠습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54 삶의 여정: 호빗과 함께 돌아본 한 해 [1] 어니언 2024.12.26 954
4353 엄마, 자신, 균형 [1] 어니언 2024.12.05 978
4352 [수요편지] 발심 [2] 불씨 2024.12.18 1016
4351 [수요편지] 능력의 범위 불씨 2025.01.08 1024
4350 [내 삶의 단어장] 크리스마스 씰,을 살 수 있나요? [1] 에움길~ 2024.08.20 1056
4349 [수요편지] 형세 [3] 불씨 2024.08.07 1085
4348 [수요편지] 문제의 정의 [1] 불씨 2024.08.21 1110
4347 [목요편지] 흉터 [2] 어니언 2024.07.11 1127
4346 [목요편지] 육아의 쓸모 [2] 어니언 2024.10.24 1130
4345 [책 vs 책] 무해한 앨리스 화이팅! file [2] 에움길~ 2024.07.22 1154
4344 [목요편지] 장막을 들춰보면 어니언 2024.08.22 1154
4343 [월요편지] 세상이 분노가 가득한데 [1] 에움길~ 2024.07.08 1159
4342 새로운 마음 편지를 보내며 [4] 어니언 2024.07.04 1161
4341 [목요편지]’호의’라는 전구에 불이 켜질 때 [4] 어니언 2024.07.18 1165
4340 [수요편지] 행복 = 고통의 결핍? 불씨 2024.07.10 1166
4339 [내 삶의 단어장] 알아 맞혀봅시다. 딩동댕~! [1] 에움길~ 2024.07.30 1173
4338 [목요편지] 별이 가득한 축복의 밤 [3] 어니언 2024.12.19 1179
4337 [책 vs 책] 어디든, 타국 [1] 에움길~ 2024.08.26 1180
4336 [수요편지] 성공의 재정의 [2] 불씨 2024.07.03 1184
4335 [수요편지] 불행피하기 기술 [3] 불씨 2024.07.17 1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