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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마음을

2009년 9월 4일 05시 46분 등록

"보라빛 돛이 바람에 활짝 펼쳐진 채, 선원들은 피리와 리라 소리에 맞추어 은으로 된 노를 저었고, 그녀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처럼 금으로 치장하고 에로스처럼 분장한 소년들이 부채질을 하도록 했다. 그녀의 가장 아리따운 시녀들은 네레우스의 딸들과 미의 요정들처럼 차려입고 더러는 뱃머리에 앉거나 로프에 기대어 서 있었다. 수많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형언할 수 없는 감미로운 향기가 강둑에 감돌았다 "

-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를 타르수스에서 처음 만날 때의 장면,  플루타르크 영웅전에서

무게를 잴 때는 그람을 쓰고 부피를 잴 때는 리터를 씁니다. 아름다움을 잴 때는 어떤 단위를 쓸까요 ? 종종 과학자들은 아름다움을 재는 단위는 '헬렌'이며 1 미리헬렌은 '배 한척을 띄울 수 있는 아름다움' 이라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헬렌은 서양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바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그 헬레나를 말합니다. 그리스는 배 천척을 띄워 트로이를 정벌하고 헬레나를 되찾아 왔기 때문에 헬레나의 아름다움은 '배 천척'으로 묘사되어 왔지요. 그러나 진짜 남자의 환상을 지배하고 여자들의 질투심을 자극한 거부할 수 없는 여인은 아마 클레오파트라일 것입니다.

그녀는 온 몸으로 관능을 풍기는 여인으로 상상하지만, 주화에 새겨진 그녀는 그다지 예쁘지 않아 보입니다. 큰 매부리코, 커다란 콧구멍, 마른 얼굴, 뾰죽한 턱, 큰 눈, 그리고 약간 좁은 이마를 한 옆얼굴의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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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크가 당시 그녀를 본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에 의하면 그녀의 외모는 평범했지만 현악기가 울리는 듯한 아주 고혹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매우 영리하고, 학문에 조예가 깊어 의술과 마법, 그리고 자연과학에 대한 연구서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하자면 관능과 교양과 학식으로 주변을 사로잡는 매력을 가진 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저와도 사랑을 나누는 연인 사이였던 그녀는 로마의 장군 안토니우스와 6년을 사귑니다. 그들은 악티움 해전에서 옥타비아누스에게 패하자 동반자살합니다. 그녀는 이시스 여신처럼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순금의 침상에 누어 죽은 채 발견 되지요. 죽을 때 까지 그녀는 여신으로 자신을 연출했지요.

인간은 기존의 자아를 버리면 어떤 사람으로도 살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은 무대이고 우리는 배우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경영은 연출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미 알고 있는 자아를 버려 새로운 자아에 이르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어느 날 도약하여 자신이 그리는 새로운 인물이 되어 볼 수 있지요.

당신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러 인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어떤 사람인지요 ? 그 인물로의 변용은 기껏해야 분장된 거짓 자아를 얻는 것일까요 아니면 진정한 새 자아를 찾아 낸 것일까요 ? 이 차이를 알아내는 것이 바로 '살아본다는 것' 이 아닐런지요.   열심히 살아야 진짜 나를 구별해 낼 수 있겠군요.

IP *.160.33.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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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2009.09.04 14:16:35 *.202.116.39
이 부분을 읽으면서 클레오파트라가 클레오파트라일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환상이 빚어낸 결과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 경영은 연출입니다."
누구나 꿈꾸지만 모두가 할 수는 없었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사부님 말씀 더 다가옵니다..

이젠 제 안의 수희향이 좀 더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젠 제 안에 먼별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존재했던 앨리사도 그리고 그 시간들도 감정의 일렁임없이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속 파고들어 생성되고 소멸되는 자아 속에 진정한 자아를 형성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제 손으로 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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