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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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 아니면 도’는 잘한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고 모성母性은, 도에서 모로 가는 과정이다. 참고 견디며 걸어가는 ‘중간과정의 의미’를 우린 종종 놓친다. 모에다 목숨 거는 일, 곧 일류 엄마를 목표로 삼다보면 당신은 밤낮 한숨 쉬거나 반성만 하다 끝나는 엄마가 되기 쉽다. 내가 콩이면 콩답게, 팥이면 팥답게 모성을 실천하자.”
- 정 재은 의 <엄마 달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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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적인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못하는 것만을 곱씹다가 아이도 엄마도 상처투성이가 되어 상담실에 오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고생하며 준비를 해왔지만 막상 시험에 임박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는 수험생도 자주 봅니다. 자신의 요구를 따라주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신의 요구대로 응해 주지 않으면 자신을 싫어하는 것으로 느껴져서 때이른 밀착과 단절을 반복하는 남녀 역시 자주 봅니다.
이들의 삶의 방식은 한 마디로 스위치 타입입니다. 다시 말해 ‘On-Off' 두 가지 모드밖에 없습니다. 아주 잘하려고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하지 않거나, 혹은 전부 아니면 전무로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삶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없고 중간과정도 없으며 쉽게 따라 하기 힘든 모범답안만이 존재합니다. 결국 날선 채찍이 뒤따르게 되고 애초에 가졌던 최상의 의도와는 달리 삶은 Off 모드로 치닫게 됩니다.
이에 비해 다이얼 타입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다양한 숫자와 눈금으로 된 다이얼이 있어 자신의 상황과 능력에 맞게 눈금을 조절합니다. 완벽함과 체념을 오가기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발전을 모토로 살아갑니다. 이들은 부족함을 결함이나 수치로 여기기보다는 발전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감싸안고 격려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열공과 슬럼프를 거듭하다 점점 슬럼프가 길어지던 스위치 타입의 재수 수험생이 어제는 상담하며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가더군요.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요. 그래도 작년보다는 더 많이 공부하는 거니까요.’ 우리는 서로 환하게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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