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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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깨끗한 불편함clean discomfort’과 ‘지저분한 불편함dirty discomfort’을 구분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냥 당신의 삶을 살아가는 결과로서 나타나고 사라지는 불편함은 깨끗한 불편함입니다. 당신의 역사, 당신이 처한 환경이나 기타 등등으로 인해, 때로 그 불편함은 정도가 높을 수도 있을 것이며 낮을 수도 있습니다. 깨끗한 불편함은 당신이 통제하려고 노력을 해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면에 지저분한 불편함은 당신의 느낌을 통제하려는 당신 자신의 노력이 실제로 만들어 낸 감정적 불편함과 괴로운 생각들입니다. 당신이 도망쳐버린 결과로, 완전히 새로운 나쁜 느낌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 부수적 불편함, 즉 불편함에 대한 불편함을 ‘지저분한 불편함’이라 부를 수 있는데, 일단 자발성이 높아지고 통제가 낮아지면, 이는 자취를 감추고 깨끗한 불편함만 남습니다.”
- Steven C. Hayes 등의 <수용과 참여의 심리치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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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떠날까봐 좌불안석인 사람을 봅니다. 누군가에 대한 공격적 충동이 사라지지 않아 하루 종일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을 봅니다. 자식이 학원가는 것 대신 거짓말하고 놀러만 다닌다며 잠을 못 자는 엄마를 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누구도 삶에서 고통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며 정상적인 삶의 요소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통제본능과 완전추구 성향으로 인해 고통을 피하거나 통제하려 듭니다. 이는 때로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통에 고통을 덧붙임으로써 더 큰 고통을 안게 되는 어리석음을 낳기도 합니다. 피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고통이란 것이 삶에는 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음의 건강을 위해 고통을 나누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명확히 구분될 수 없는 개념적 접근이지만 고통pain과 괴로움suffering은 다른 두 개의 상태입니다. 고통은 어떤 상황에서 느끼는 자연스러운 불편함이지만 괴로움은 처음 발생한 고통에 대한 추가적인 불편함을 말합니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고통은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지기에 피할 수 없지만, 괴로움은 우리의 암묵적 동의 속에 덧붙여지는 것이기에 피할 수 있거나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고통을 없애려고 들것이 아니라 괴로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신건강의 요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요? 우리는 여전히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 들고, 피할 수 없는 것을 피하려합니다. 고통을 피하거나 통제하려는 마음으로 인해 수많은 괴로움이 만들어지고, 걱정을 없애지 못해 걱정을 덧붙여 근심으로 키워가며, 분노를 억누르다 더 극단적 감정인 경멸로 몰아갑니다. 깨끗한 불편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 지저분한 불편감을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당신이 지금 힘들다면 그것은 고통 때문인가요? 괴로움 때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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