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 조회 수 4489
- 댓글 수 4
- 추천 수 0
‘공포 소설의 제왕’인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시절 신문기사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리스본 주간신문의 편집장인 존 굴드는 그 기사를 수정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이 조언에 대해 “존 굴드는 겨우 10분 사이에 그 어떤 강의 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회고합니다. 저도 이 조언을 응용한 2가지 방법을 글쓰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구체적인 독자를 가슴에 품고 쓰는 것입니다. 여기서 독자는 두 사람을 가리킵니다. 하나는 바로 제 자신입니다. 저는 최대한 스스로에게 말하듯이 글을 씁니다. 그러니까 내가 첫 번째 독자인 셈입니다. 예를 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정리하고, 마음이 아픈 나를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겁니다. 나를 독자로 삼고 쓰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한 명의 독자는 어느 ‘누군가’입니다. 나를 독자로 삼기 어려운 경우는 주변 사람이나 가상 독자 한 명에게 편지를 적듯이 씁니다. 이 방법은 글에 공감의 불씨를 심어주고 따뜻한 문체로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스티븐 킹은 말합니다.
“모든 소설가에게는 반드시 한 명의 가상 독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쓰는 동안에 작가들은 이따금씩 이런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그 독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나에게 이 최초의 독자는 바로 내 아내 태비사이다.”
두 번째 방법은 고쳐 쓰기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한 번에 완전한 글 한 편을 완성하는 식으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고쳐 쓰기의 힘을 체험하고 난 후부터는 고쳐 쓰기를 글쓰기의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떤 글이든 적어도 3번 이상은 고쳐 씁니다. 이렇게 고쳐 쓸 수 있는 동력은 고쳐 쓰기를 통해 글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쳐 쓰기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규칙은 잘라내기입니다. 불필요한 단어와 문장을 삭제할수록 구성이 견고해집니다. 이에 대해 스티븐 킹은 어느 잡지사에 소설을 투고하고 받은 거절 쪽지를 ‘명언’으로 소개합니다.
“수정본 = 초고 - 10%. 행운을 빕니다.”
독자를 가슴에 품고 글을 쓰고 그 글을 고쳐 쓰는 습관을 들이면, 가독성이 좋고 흐름이 매끄러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한 책 : 스티븐 킹 저, 김진준 역,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02년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76 | 칼은 스스로를 자르지 못한다 | 문요한 | 2013.10.23 | 4206 |
775 | 나는 나를 창조할 권리가 있다! | 문요한 | 2006.11.21 | 4207 |
774 | 내가 살아있다고 느낄 때 [1] | 문요한 | 2011.11.30 | 4215 |
773 | 당신안의 두 아이를 만나 보셨나요? | 문요한 | 2007.02.06 | 4217 |
772 | 특별함의 원천 [2] | 부지깽이 | 2011.08.26 | 4217 |
771 | 화요편지 - 따로 또 같이 - 3월은 새로운 세상 [1] | 종종 | 2022.03.02 | 4217 |
770 | 그게 나를 위해서였나요? | 문요한 | 2011.10.19 | 4220 |
769 | 소통의 첫 번째 원칙 [2] | 신종윤 | 2010.05.03 | 4224 |
768 | 작은 꽃 | 최우성 | 2013.04.29 | 4225 |
767 | 마음을 굶긴다 | 승완 | 2014.03.25 | 4226 |
766 | 착란이었을까 ? 믿음이었을까 ? [4] | 부지깽이 | 2011.06.17 | 4230 |
765 | 바람의 맛 [1] | 최우성 | 2012.06.11 | 4230 |
764 | 편지22: 메신저, 양은냄비, 막내, 이어령, 인연... [1] | 단경(소은) | 2009.06.02 | 4231 |
763 | 포옹에 대하여 | 구본형 | 2006.11.03 | 4233 |
762 | 평생 화두로 삼을 그대의 주제를 가졌는가? [2] | 김용규 | 2009.07.02 | 4233 |
761 | 소라 고둥 껍데기 (the shell) [14] | 김도윤 | 2008.12.25 | 4234 |
760 | 깊은 인생 Deep Life [3] | 부지깽이 | 2011.04.22 | 4234 |
759 | 장미 한송이 [4] | 최우성 | 2012.09.17 | 4234 |
758 | 12월. 침묵하며 나를 비우는 달 [1] | 김용규 | 2006.11.30 | 4236 |
757 | 고현정에게 | 한명석 | 2007.03.22 | 42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