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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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소설의 제왕’인 스티븐 킹은 고등학교 시절 신문기사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리스본 주간신문의 편집장인 존 굴드는 그 기사를 수정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이 조언에 대해 “존 굴드는 겨우 10분 사이에 그 어떤 강의 보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회고합니다. 저도 이 조언을 응용한 2가지 방법을 글쓰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구체적인 독자를 가슴에 품고 쓰는 것입니다. 여기서 독자는 두 사람을 가리킵니다. 하나는 바로 제 자신입니다. 저는 최대한 스스로에게 말하듯이 글을 씁니다. 그러니까 내가 첫 번째 독자인 셈입니다. 예를 들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정리하고, 마음이 아픈 나를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겁니다. 나를 독자로 삼고 쓰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한 명의 독자는 어느 ‘누군가’입니다. 나를 독자로 삼기 어려운 경우는 주변 사람이나 가상 독자 한 명에게 편지를 적듯이 씁니다. 이 방법은 글에 공감의 불씨를 심어주고 따뜻한 문체로 자연스럽게 이끕니다. 스티븐 킹은 말합니다.
“모든 소설가에게는 반드시 한 명의 가상 독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설을 쓰는 동안에 작가들은 이따금씩 이런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그 독자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나에게 이 최초의 독자는 바로 내 아내 태비사이다.”
두 번째 방법은 고쳐 쓰기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한 번에 완전한 글 한 편을 완성하는 식으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고쳐 쓰기의 힘을 체험하고 난 후부터는 고쳐 쓰기를 글쓰기의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떤 글이든 적어도 3번 이상은 고쳐 씁니다. 이렇게 고쳐 쓸 수 있는 동력은 고쳐 쓰기를 통해 글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는 걸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쳐 쓰기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규칙은 잘라내기입니다. 불필요한 단어와 문장을 삭제할수록 구성이 견고해집니다. 이에 대해 스티븐 킹은 어느 잡지사에 소설을 투고하고 받은 거절 쪽지를 ‘명언’으로 소개합니다.
“수정본 = 초고 - 10%. 행운을 빕니다.”
독자를 가슴에 품고 글을 쓰고 그 글을 고쳐 쓰는 습관을 들이면, 가독성이 좋고 흐름이 매끄러운 글을 쓸 수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한 책 : 스티븐 킹 저, 김진준 역,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200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