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오늘의

마음을

마음을

  • 승완
  • 조회 수 366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3년 1월 22일 07시 17분 등록

하루 착한 일을 한다고 해서

복을 금방 받는 것은 아니지만

화는 스스로 멀어진다.

하루 나쁜 일을 한다고 해서

화를 금방 입는 것은 아니지만

복은 스스로 멀어진다.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명심보감>의 계선편(繼善篇)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故이윤기 선생님은 이 구절의 ‘착한 일 하는 사람’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읽는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래처럼 읽는다는 뜻입니다.

 

“하루 공부한다고 해서 현명함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에서는 멀어진다. 하루 나태하게 군다고 해서 무지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함에서는 멀어진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아서 그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나날이 자라는 바 있으나, 공부하지 않는 사람은 칼 가는 숫돌과 같아서 그 닳아가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나날이 닳고 있는 것이다.”

 

‘공부하는 사람은 봄뜰의 풀과 같다’는 말이 향기롭습니다. 소설가이자 번역가, 신화 연구가인 이윤기 선생님은 “공부가 곧 독서였다. 독서가 곧 공부였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만큼 좋은 책을 많이 쓰고 번역도 했습니다. 선생님은 “나는 세월로부터 검증 받지 않은 책은 잘 읽지 않는 다”면서 “나에게는 가장 오래된 책, 가장 오래 살아남은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생전에 한 신문사에서 제정한 ‘책의 날’ 기념해서 다음과 같은 축사를 지었습니다.

 

내 그대를 찬앙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책이여.

 

이윤기 선생님은 <내려올 때 보았네>에서 이 축사는 프랑스의 작가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집 <예찬>에 나오는 구절에서 한 단어만 살짝 바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투르니에가 자기 묘비명으로 삼기를 바라면서 썼다는 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 그대를 찬앙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나는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인생’이라는 말 대신 ‘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선생님의 글을 읽고 나는 미소 지었습니다. 내게는 책을 찬양하는 것과 인생을 찬양하는 것이 같은 것입니다. 책을 삶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삶의 독법으로 책을 읽는 것이 나의 독서법입니다.

 

내게는 책을 읽는 것이 공부의 기본이고, 삶의 기쁨입니다. 탐구심을 자극하고,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 나를 잘 비춰주는 거울과 같은 책을 나는 예찬합니다. 달리 말하면 나와 책 사이에 끌림과 울림이 있어야 합니다. 끌림은 강한데 울림이 적은 책은 시간 보내기는 좋지만 남는 게 없고, 끌림이 없는 책은 손이 안 가고 울림도 약합니다. 책과 나 사이에 끌림과 울림이 함께 할 때 독서는 황홀한 몰입입니다. 그런 독서는 ‘봄뜰의 풀과 같은’ 공부입니다.

 

20130122-1.jpg

이윤기 저, 내려올 때 보았네, 비채, 2007년 10월

 

* 안내 : 구본형의 신간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이 출간 되었습니다

‘저자가 전하는 책 소개글’

“나는 볼핀치의 ‘그리스 신화’ 보다 더 좋은 책을 쓰려고 했다. 그래서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서 물결치는 긴머리결 같은 장편처럼 신화들의 스토리라인을 구성하였다. 이 이야기들을 모르고는 서양 고전을 이해 할 수 없고,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비로소 위대함이 시작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변화란 내 안의 별을 발견하고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것이다.”

 

여기 혹은 아래 이미지 클릭하시면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bhgoobook-20130104.jpg

 

* 안내 :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 오픈

변화경영연구소의 오프라인 카페 ‘크리에이티브 살롱 9’가 문을 열었습니다. 삶과 꿈을 사랑하는 이들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유용한 교육 프로그램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클릭하세요.

 

날마다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 ‘크리에이티브 살롱 9’의 내부

20130122-2.jpg

 

 

IP *.34.180.245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76 [알로하의 맛있는 편지] 치즈를 찾아 달로 간 사람과 개 2 file [1] 알로하 2019.04.20 1344
2775 [용기충전소] 달리기를 말할 때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1] 김글리 2021.05.14 1344
2774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어른이 된 어린 왕자 알로하 2021.08.29 1345
2773 사진 연지원 2015.08.31 1346
2772 [월요편지 29]직장에서 영어 동아리 2년 운영해 보니 습관의 완성 2020.10.11 1346
2771 매우 중요한 끼적임들 연지원 2015.12.21 1347
2770 출가(出家) 2 김용규 2016.02.11 1347
2769 인공지능의 시대, 창의성이란?(1편) 차칸양(양재우) 2016.08.16 1347
2768 마음이 아픈 아내에게 제산 2017.09.11 1347
2767 예순번째 편지 - 1인 기업가 재키의 다섯번째 토크쇼 [2] 재키제동 2016.06.24 1348
2766 머리칼이 바람에 엉클어지며 산 속에서 장재용 2020.10.20 1351
2765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어린 왕자 and ...... 알로하 2021.08.22 1351
2764 내가 만난 어느 기업가의 정신 김용규 2015.10.08 1353
2763 먹고 살려면 書元 2015.11.14 1353
2762 최고의 지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연지원 2016.01.04 1353
2761 더 사랑하고 더 미워하며 살리라 김용규 2016.02.19 1355
2760 [월요편지 9] 가난이 싫어 라고 말하면 안되는 이유 file [1] 습관의 완성 2020.05.24 1356
2759 <알로하의 영어로 쓰는 나의 이야기> 초등학생 영어 연수, 보내야 할까요? [2] 알로하 2021.04.25 1356
2758 경제성장만이 답은 아니다 [4] 차칸양(양재우) 2015.08.18 1357
2757 그런 날이 오겠느냐는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 김용규 2015.11.26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