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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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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3일 00시 15분 등록

후회는 나쁜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 후회는 분명 나쁜 것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후회란 ‘지나간 버스에 손 흔드는 것’과 같은 부질없는 것으로 여깁니다. 그런데 <If의 심리학>의 저자인 닐 로즈는 “후회는 좋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로즈에 의하면 후회는 사후가정사고(事後假定思考)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후가정(counterfactual)은 ‘이미 일어난 사실(fact)에 대한 반대(counter)적 가정’을 말하며, 사후가정사고는 이미 일어난 사실과는 다른 행동이나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 할 수도 있었는데’라는 생각을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하는 ‘만약에 … 하기만 했다면’, ‘거의 … 할 뻔했는데’와 같은 생각들은 사후가정사고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사후가정사고는 ‘상향적 사후가정사고’와 ‘하향적 사후가정사고’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향적(upward) 사후가정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바람직한 상황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주식을 팔았으면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을텐데’ ‘내가 그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과 같은 생각이 상향적 사후가정사고에 속합니다. 반대로 일어난 일이 더 나쁘게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향적(downward) 사후가정사고라고 부릅니다. 간단히 말하면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는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하향적 사후가정사고는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가지 사후가정사고 모두 우리에게 유용하다는 점입니다. 이미 일어난 사실을 더 좋은 결과와 비교하는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는 잘못한 선택이나 행동에 대해 분석하고 반성함으로써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로즈는 상향식 사후가정사고에 대해 “개선, 향상, 발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합니다.

하향적 사후가정사고는 실제 상황을 더 나쁜 상황과 비교함으로써 지금 상황을 보다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를 들어 회사 일에서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이 “그래도 프로젝트 결과가 최악은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상향적 사후가정사고를 많이 합니다. 이런 사람은 후회의 밝은 면(하향적 사후가정사고)을 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과도한 죄책감이나 좌절감에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면뿐만 아니라 상향식 사후가정사고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실을 직시할 수 있고, 성찰을 통한 성장이 가능합니다. 과도한 좌절감과 마찬가지로 대책 없는 낙관주의도 발전에 도움이 안 됩니다. 후회를 할 때는 후회의 두 가지 방향을 조율하여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현명합니다.

“뭔가에 대해 후회하는 과정은 괴롭지만, 자기 자신에 대한 후회를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써 결국 스스로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 수 있다.”
- 닐 로즈 저, <If의 심리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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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한 책 : 닐 로즈 저, 허태균 역, If의 심리학, 21세기북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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