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지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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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의 눈
물결쳐 흐르는 이나코스강(江) 에게는 이오라고 하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습니다. 이오를 사랑한 제우스는 밤마다 환영을 보내, 꿈 속에서 다정한 말로 이오를 유혹했지요. 매일 밤, 늘 같은 꿈으로 말입니다. 제우스는 이오를 얻게 되었지만 아내 헤라의 질투를 두려워하여 이오를 흰 암소로 바꾸어 두었습니다. 그러나 헤라는 속지 않았지요. 그래서 온 몸에 백개의 눈을 달고 있는 아르고스에게 이오를 지키게 했습니다. 제우스가 근접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도 두 개의 눈을 제외하고 아흔 여덟개의 눈을 떠 사방을 감시할 수 있는 괴물이지요. 이오를 불쌍히 여긴 제우스는 헤르메스를 시켜 아르고스를 죽이게 합니다. 날개가 달린 신발을 신고, 최면장을 든 헤르메스는 갈대피리를 불어 아르고스의 백 개의 눈을 잠들게 했지요. 마지막 눈이 잠들자 순식간에 초승달 같은 칼을 들어 목을 칩니다. 이르고스의 머리가 떨어지자 그 많던 눈들은 빛을 잃고, 백 개의 눈은 모두 어둠에 잠겼지요. 헤라는 아르고스의 눈을 모아 자신을 상징하는 새, 공작의 꼬리 깃털에 보석처럼 달아 두었습니다.
자기 경영은 자신에 대하여 눈을 감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자신의 내면을 향하여 늘 눈을 뜨고 자세히 바라보는 것입니다. 열망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떨 때 살아있음으로 마음이 온통 점령당하는지 지켜보는 것입니다. 광대무변한 우주에 좋은 것들이 넘쳐나도 자신에게 주어진 밭 한뙈기를 고생해 갈지 않으면 배를 채울 한 알의 곡식도 얻을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지는 나만이 알 수 있습니다. 그것도 자신을 명민한 눈으로 오래 지켜본 다음에 말이지요. 백 개의 눈도 죽으면 새 꼬리의 장식품이 될 뿐입니다. 겨우 두 개의 눈이지만 깨어있다면 갈 길을 밝히는 훌륭한 등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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