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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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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1월 24일 00시 23분 등록

찰스 핸디가 쓴 <코끼리와 벼룩>을 읽었습니다. 2002년 초에 읽고 두 번째입니다. 그의 책은 쉽고 재밌고 유용합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개인을 넘어 조직과 사회, 그리고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해석하는 렌즈로 활용합니다. 그래서 단단한 주제도 그를 거치면 부드러워집니다. 또 10년 넘게 인문학을 공부한 고전학도답게 그의 문장은 다른 경영 서적에서 보기 어려운 리듬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이점이 찰스 핸디다운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코끼리와 벼룩>을 읽을 때는 연필로 줄을 쳤습니다. 이번에는 초록색 볼펜을 사용했는데, 처음 읽을 때와는 다른 부분에 줄을 많이 그었습니다. 이전에는 그가 ‘코끼리’로 비유한 기업과 사회를 다룬 2부가 가장 좋았는데, 이번에는 ‘벼룩’으로 상징되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다룬 1주와 3부에 눈길이 많이 머물었습니다.

찰스 핸디가 조직에서 독립해 1인 기업가(벼룩이자 포트폴리오 생활자)가 되었을 때 그는 한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다르게 하리라 다짐했습니다. 제 생각에 다르게 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자신의 철학과 재능 그리고 경험을 한데 버무려 살리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외모가 다르고 체형이 다르고 지문이 다르듯이 철학과 재능과 경험도 제 각각입니다.

관건은 나의 철학과 재능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발견해야 활용할 수 있고, 이 둘과 어울리는 경험도 쌓을 수 있으니까요. 철학과 재능을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방법은 실험입니다. 찰스 핸디는 이렇게 말합니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월든>의 저자인 소로우는 2년 2개월 2일 동안 월든 숲으로 들어가 삶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실험했습니다. 20세기 최고의 신화 연구가인 죠셉 캠벨은 우드스톡의 숲 속에서 5년 가량 자신에 대해 탐색했습니다. 당시 소로우는 현실 도피자로 취급 받았고 캠벨은 고학력 실업자였습니다. 하지만 이 실험기가 두 사람을 평범함을 넘어 비범함으로 도약 시켰습니다.

핵심은 숲 속에서의 생활이 아니라 실험정신입니다. 실험정신을 일상에 구현하여 찰스 핸디가 말하는 ‘황금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것을 열심히 즐겁게 가꾸는 것입니다. 실험정신은, ‘나’란 이 세상의 하나뿐인 신비를 푸는 열쇠입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우리 내부에 있는 가장 위대한 ‘그것’이다.”
- 마르실리오 피치노,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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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한 책 : 찰스 핸디 저, 코끼리와 벼룩, 생각의 나무,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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