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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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꽃은 씨앗에서 출발해서 자신에게 맞는 철에 활짝 핍니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봄에 피고, 접시꽃과 초롱꽃은 여름에 핍니다.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천일홍이 피고, 동백과 매화는 겨울이 되어서야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접시꽃이 겨울에 꽃 피우고 싶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여름에 매화를 보고 싶다고 닦달해도 매화는 겨울에 핍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에게는 특별한 씨앗이 숨겨져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씨앗이 있다고 해서 저절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건 아닙니다. 먼저 씨앗을 발견해야 하고 물과 비료를 주어야 하고 벌레를 막아야 주어야 하며 적당한 햇빛도 필요합니다. 이 모든 것에 정성을 쏟아도 내가 원하는 시기에 꽃이 피는 건 아닙니다. 사람이라는 씨앗도 활짝 필 적절한 때가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 빌 게이츠, 김시습, 다코타 패닝, 아인슈타인, 모차르트, 피카소처럼 일찍 성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죠셉 캠벨, 모건 프리먼, 커넬 샌더스, 간디, 페넬로프 피츠제랄드(작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세스(화가)처럼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성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진달래처럼 일찍 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매화처럼 늦게 만개하는 사람도 있는 법입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결혼 적령기 같은 객관적인 시기와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일정표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가 알려주는 주관적인 때와 우주(신)가 넌지시 일러주는 표지를 따르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바로 그 때에 내가 준비 되어 있는가?’, 바로 이거라고 믿습니다. 한비야 선생님이 쓴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으며 한 선생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뻤고 놀라웠습니다.
“나는 종종 사람을 꽃에 비유한다. 꽃처럼 사람들도 피어나는 시기가 다 따로 있다고 믿는다. 어떤 이는 초봄의 개나리처럼 십대에, 어떤 이는 한여름 해바라기처럼 이삼십대에, 어떤 이는 가을의 국화처럼 사오십대에, 또 어떤 이는 한겨울 매화처럼 육십대 이후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거라고. 계절은 다르지만 꽃마다 각각의 한창때가 반드시 오듯이, 사람도 활짝 피어나는 때가 반드시 온다. 그런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역할모델인 한비야 선생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한비야란 존재는 개나리나 초롱꽃보다 코스모스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녀는 또래들보다 6년 늦게 대학에 들어갔고, 첫 직장 입사는 10년 늦었습니다. 세계여행이란 씨앗은 어린 시절 심어졌지만 꽃이 피기까지는 20년가량이 필요했습니다. 구호 활동도 비슷한 나이의 요원들의 경력이 20년차를 넘는 데 비해 그녀는 9년차입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50대의 그녀는 구호 이론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세계 여행을 떠날 때와 다르게 지금은 아무도 그녀에게 늦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일찍 핀다고 더 예쁘고 좋은 꽃이 아닙니다. 더 성공한 것도 아닙니다. 일찍 피기 위해 조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창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며 꾸준히 열심히 준비하는 겁니다. 제철에 핀 꽃은 모두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 오늘 소개한 책 : 한비야, 그건, 사랑이었네, 푸른숲,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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